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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마라톤 주총'…80분간 이어진 삼성 주주들의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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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투자자들, 기업 가치 제고하라 쓴 소리·적극적 주총 참여 돋보여

[뉴스핌=추연숙 기자]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 표결 결과, 상정된 모든 안건에서 삼성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물산 이사진은 주총 참석장을 들고 찾아온 소액주주들의 격한 쓴 소리에 곤욕을 치렀다. 주주들은 통합 삼성물산의 앞날이 잘 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사진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17일 서울 양재동 aT 센터에서 열린 이날 주총은 오전 9시 37분 시작, 오후 1시 37분께야 끝이 났다. 국내 기업의 주총이 보통 20여분에서 길어야 1시간 정도 진행되는 것에 비해 이날 주총은 4시간여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주주들의 의사 발언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참석률이 83%에 달하는 만큼 표결 확인도 오래 걸렸다.

특히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해 결정하는 1호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약 1시간 20분간 열띤 분위기로 공방을 벌였다.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 현장 모습 <사진제공=삼성물산>


주주 이 모씨는 합병 찬성의 뜻을 밝히며 바이오산업의 미래 가치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우리와 합병할 제일모직은 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에피스 지분 46%를 갖고 있다. 또한 세계 3위수준의 생산설비 가지고 있다"며 "삼성물산이 이런 진입장벽 높은 사업에 뛰어들기는 어렵다. 뉴 삼성물산의 주주가 돼 미래의 희망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소액주주연대를 대표해 참석했다는 강동오 씨는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 손실 가능성을 꼬집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삼성이 해외 자문기관과 투자가들에게 어떻게 등을 돌리는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당신들에게 어떻게 회사를 맡기겠나"라며 "이병철, 이건희 회장이 쌓은 삼성의 평판이 지난 한 달 간 너무 쉽게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합병 비율에 대해서는 주주들 사이에서도 열띤 찬반 공론이 오갔다. 한 주주는 "삼성물산 주주가 억울하다는 것을 의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며 "하지만 미래 가치를 믿고 울며 겨자먹기로 찬성표 찍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주주는 "왜 합병비율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는지 알 수가 없다. 법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내 삼성물산 역사적 가치를 언급하는 주주들도 다수 있었다. 한 주주는 "삼성물산은 이병철 회장이 이뤄내온 상징적인 기업"이라며 "삼성물산이 흡수합병돼 없어진다는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다른 주주도 "삼성물산 경영진은 사업이 어려워서 합병하겠다고 하는데, 삼성물산의 이름이 아깝다. 삼성물산도 지금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주주들은 합병의 성공이 국익에 부합할 것이란 기대를 걸기도 했다. 1950주를 갖고 있다고 밝힌 한 주주는 "지금 이 합병 비율은 말이 안된다. 그래서 나도 속이 쓰리다. 하지만 국익을 위해 찬성한다"고 밝혔다.

통합 삼성물산의 약속을 믿고 동의한다며 책임감을 부여하는 주주도 있었다. 합병 찬성을 밝힌 한 주주는 "찬성하지만, 삼성은 경영을 좀 바꿔라.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고, 주주권리를 묵살하지 말라"며 "약속을 지킨다는 조건부로 동의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이 삼성의 3세 승계 작업이라는데 사실인지, 도덕적 책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장내 주주들 사이엔 경영진의 답변을 기다리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의장인 최치훈 사장은 "당사는 합병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하고 새로운 성장모멘텀 확보하고자 한다. 지배구조 관점에서 본다면, 단순화됨으로써 투명화되는 장점있다"며 "또 법원에서 지배구조상 주주이익만을 위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고 답변했다.

삼성에 대해 법률적 정의를 넘어선 도덕적 정의를 기대하는 시선도 존재했다. 한 주주는 "합병비율이 법률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설명은 범죄자가 되지는 않는다는 말이지, 합병 비율이 공정하고 정당하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며 "주주를 생각한다면 이번 합병 철회하고 합병비율을 다시 정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의안과 관련이 없는 발언이지만, 삼성물산의 소비자가 직접 찾아와 상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주주는 "지배구조 개편도 좋지만, 나는 삼성물산이 지은 아파트 '래미안'에 행복하게 살려고 입주했다. 그런데 진동과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책임을 설명해 달라"며 소리높여 주장했다.

주총 절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의가 제기되기도 했다. "중복되는 위임장은 가려서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처리한다는 것는지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주주 참석자 수는 집계를 하고 진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이건희 회장은 어떻게 위임한 것이냐" 등의 발언에 삼성은 법무팀장을 대동해 상세히 해명했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주주총회의 모습이 연출됐다.

삼성이 지난달 30일 긴급 발표한 주주친화책이 제대로 지켜질 것에 의문을 표하는 주주도 있었다. 지난해까지의 삼성물산 배당에 불만이 있다고 밝힌 한 주주는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던 사내, 사외이사들이 합병법인에 그대로 간다고 한다. 이들이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할 수 있겠나"라며 강한 어조로 일침을 가했다.

최 사장은 배정시간 3분이 넘어가는 발언에 대해서도 크게 제지하지 않고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약 80분의 주주발언이 오가는 동안 경영진은 묵묵히 이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주주들의 격론이 이어진 끝에 최 사장은 약 11시경 합병안을 표결에 부쳤다.

1호 의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간 뒤 개표를 마치는 데만 2시간 남짓 걸렸다. 삼성물산의 개표 과정은 엘리엇 측 1인, 주주 1인, 법원에서 지정한 검사인 1인이 함께 참관했다. 오후 12시 47분, 1호 의안은 83.57%의 참석 주주 중 원안에 찬성 69.53%(9202만3660주)로 통과됐다.

이후 2호, 3호 의안은 각각 20분, 15분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10분 정회 후 오후 1시부터 재개된 주총에서 의안에 대한 주주 발언은 엘리엇 측 한 번으로 끝났다.

엘리엇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대표변호사는 "삼성물산은 계열사 주식을 투자보유해 유가증권으로 많이 가지고 있다. 그 가치만 해도 12~13조다. 이를 실제 회사가치 창출과 주주이익 환원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의 가치증대와 주주이익 환원차원에서 충분히 이해해주셔서 찬성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오후 1시 20분경 최 사장은 2호 의안이 찬성 45.93%로 부결됐음을 선언했다. 1시 35분경에는 3호 의안에 대한 찬성이 45.82%로 부결됐음을 밝히며 이날 주총이 종료됐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 배치됐던 삼성물산 직원들은 4시간의 대장정을 마치며 "드디어 끝났네" "집에 가고싶다"는 등 밝은 표정으로 소회를 나눴다.

주총장을 나오던 중 기자와 만난 한 소액주주는 "하도 오래 있었더니 합병이 통과된 건지 얼떨떨하다"면서도 "이런 현장에 직접 와있었다는 것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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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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