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노동계 하투·그리스발 위기·중국 저가공세 등 암초
[뉴스핌=황세준 기자] 하반기 산업기상도는 모든 업종에 구름이 낄 것으로 예보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여개 업종단체와 공동 조사해 13일 발표한 ‘201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에 따르면 전자·IT. 기계, 건설업종은 ‘구름 조금’으로 전망됐으며 자동차, 조선, 정유·유화, 철강, 섬유·의류업종은 ‘흐림’으로 전망됐다.
자동차업종은 미국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던 일본 중형세단 캠리가 현대차 쏘나타와 비슷한 2만2000~3만달러에 팔리는 등 엔저로 일본차 업체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업종은 또 노동계 하절기 총파업, 개별노사 간 임금협상 난항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조선업종은 그리스 위기 여파가 우려됐다.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사업의 실적부진 우려가 지속되는데다 주요고객 유럽선사들이 그리스 위기에 더욱 움츠려들 수 있다는 진단이다.
중소 조선 기자재업체들의 경우 선박건조 감소 전망과 더불어 엔저로 인한 단가인하압박까지 겹쳐 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 영향으로 철강업종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업종은 특히 중국의 저가제품 밀어내기에 국내시장이 크게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이며 통상마찰 심화로 수출환경도 좋지 못하다는 진단이다.
정유·유화업종의 경우는 중국, 인도 등에서 설비경쟁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 전망이 밝지 못하다.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체제는 약 80%에 이르고 TPA(98%), PVC(101%)는 이미 100%에 이르러 중국 제품이 한국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섬유·의류업종도 중국산 섬유의 저가공세로 한계상황에 밀려 있다. 가격 경쟁력을 맞추기 위해 일부 면방업체들은 국내가동을 중단하고 해외생산으로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해외진출 의류업체도 현지에서 부분품을 조달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던 탄소섬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도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고 있다.
다만, 전자․IT업종은 하반기 수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 웨어러블기기 등 첨단제품이 쏟아지면서 대한민국 반도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에도 무선 통신기기 수출은 지난 5월 전년 동월비 27% 상승한 바 있다.
기계업종도 미국의 자동차, 항공, 에너지산업의 투자확대로 하반기 전망이 다소 밝다. 일반기계의 중국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미국수출은 1~5월 11.3%까지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그동안 기계류 최대수출처였던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 중국 기계업체들의 약진 등은 하반기 부진요인이다.
건설업종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부동산 부양책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국내건설 연간수주액은 지난해에 비해 12% 증가한 1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유가로 중동지역 공사발주 축소가 지속돼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25%감소된 500억달러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그리스 위기의 전이가능성과 함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현실화돼 국내경기의 회복세도 주춤거리고 있다”며 “정부는 경제활성화 정책에 더욱 강도를 높이고 경제계도 계획된 투자와 고용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