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50조 늘때 예금 13조 감소 불균형 심각... 시장금리도 올라 반영
[뉴스핌=한기진 기자] # OK저축은행이 6일부터 정기예금을 '특별판매(특판)'한다. 금융권을 통틀어 특판은 올해 처음이다. 연 2.4%(만기 1년) 금리도 시중은행의 같은 상품에 비해 1%포인트 높다. 갑작스런 특판의 등장은 금융회사가 대출수요가 늘어날때 이탈하는 고객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 판매하는 성격에 비춰보면 금융사가 돈이 궁해지고 금리도 높이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또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 자연스레 예금금리에 반영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1금융권에서도 신한은행이 예금금리를 가장 먼저 소폭 올리는 등 은행권 예금금리 내림세가 끝나가고 있다.
8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장기 상품을 중심으로 예금금가 지난달 초 바닥을 찍고, 보름 후부터 올랐다.
주력 상품인 ‘신한 S드림 정기예금(온라인전용)’ 금리는 지난달 15일과 7월 6일을 비교했을 때 만기 60개월 2.14%→2.27%, 48개월 1.95%→2.04%, 36개월 1.77%→1.83%, 24개월 1.62%→1.67%로 올랐다.
단기 예금금리도 오르고 있다. 같은 상품의 금리는 만기 1개월 1.27%→1.33%, 3개월 1.34%→1.40%, 6개월 1.45%→1.49%로 올랐고 다만, 12개월은 1.55%로 움직임이 없었다.
내리기만 했던 예금금리가 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 20여 일 동안 인상 폭이 0.05~0.09%포인트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내린 6월 초 직후부터 올랐고 그 폭도 작지 않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채널(온라인전용 판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금리를 연동해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권은 대출수요 증가에 따라 수신규모를 늘려야 필요성이 커졌다. 5월 말까지 가계대출이 25조5000억원, 기업과 개인사업자대출이 25조7000억원 등 총대출이 50조원 늘어나는 동안, 정기예금은 오히려 13조2000억원 감소했다. 대출 기간에 따라 예금자산도 맞춰야 하는데, 심각한 불균형이 생긴 것이다.
이러자 예금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내림세가 은행권 전체적으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은행권 전체의 수신금리는 2014년 12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매달 0.7%포인트→0.5%포인트→0.12%포인트→1.4%포인트씩 떨어졌는데 5월에는 0.03%포인트 하락에 그친 것으로 한국은행 자료에서도 나타났다.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금리가 너무 낮아 빚내기 쉬워지면서 대출 수요가 급증했고 은행들은 박리다매(이익을 적게 보면서 많이 판매) 마진이 늘어나면서 대출자산을 늘리기 위해서 이탈하는 고객을 붙잡아야 한다”면서 “계좌이동제 실시를 앞두고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말고도 KB국민, 우리, 하나, NH농협은행 등 경쟁은행도 예금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의미다.
은행권에서는 또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지 않는다면 대출금리와 함께 예·적금 금리가 상승추세를 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3월 들어 해외투자자들이 한국 채권 금리가 낮을 이유가 없다며 펀더멘털이 비슷한 중국 등을 예로 들며, 금리가 조금씩 오르는 등 국내외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