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가뭄 속 대박 제품 출연에 높은 관심
[뉴스핌=강필성 기자] 농심의 라면제품 ‘짜왕’이 유례없는 히트제품으로 급부상하면서 라면업계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신제품 가뭄 속에 기존 제품의 리뉴얼에만 집중했던 라면업계에서 예상 못한 ‘대박’ 제품의 출연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는 시장 점유율과 경쟁관계도 주효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신제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가장 크다는 평가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짜왕’은 최근 라면 판매 순위 1위를 갈아치우며 폭발적인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대형마트에 따르면 5월 한달간 가장 많이 판매된 라면은 ‘짜왕’으로 부동의 1위였던 ‘신라면’을 따돌렸다. 그간 ‘신라면’의 경쟁상대는 ‘짜파게티’ 정도로 1년에 약 2개월 정도는 ‘짜파게티’가 1위를 차지하고 남은 10개월을 ‘신라면’이 1위를 차지하는 구도다.
‘짜파게티’ 역시 농심 제품으로 집안싸움을 하는 모양새지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신라면’은 1986년 출시됐고 ‘짜파게티’는 1984년 출시된 장수 제품이다. 그 후 30년간 농심에서 수많은 신제품을 출시했음에도 세대교체는 번번이 실패했다. 이들 제품을 넘어선 제품은 전무했던 것이다.
이번 ‘짜왕’의 대박에 따른 가장 큰 효과는 바로 가격이다. ‘짜왕’은 ‘신라면’, ‘짜파게티’보다 600~700원 가량 비싼 1500원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 제고가 가시화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짜왕’은 지난달 월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며 “액체소스와 건더기 등을 통해 ‘불맛’이라 불리는 중국요리의 풍미를 살린 것이 소비자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프리미엄급 신제품 출시를 고민하게 된 것도 이같은 ‘짜왕’의 대박과 무관하지 않다.
경쟁사의 라면제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 2위 오뚜기의 간판 제품인 ‘진라면’은 1988년 출시됐고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은 1963년 출시된 업계의 원로다. 팔도의 간판제품인 ‘팔도비빔면’ 역시 1984년에 출시됐다.
사실상 1980년대 이후 이렇다 할 세대교체 없이 시장이 정체됐던 셈이다.
지난 2011년 팔도의 ‘꼬꼬면’이 급격한 인기몰이를 하면서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결국 1년만에 인기가 싸늘하게 식으면서 사실상 차세대 주자의 후보에서 물러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때문에 신중론도 적지 않다. ‘짜왕’의 본격적인 인기가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소개되며 시작된 탓이다. ‘꼬꼬면’ 역시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제품 개발이 시작되면서 본격적 인기를 누렸고, 결국 트렌드에 편승한 인기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사례만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업계에 새로운 트렌드의 바람이 부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며 “다만, ‘꼬꼬면’이 그랬던 것처럼 예능방송 효과로 촉발된 이번 대박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꾸준히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