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도 '잔량 남은 제품만 환불' 고수
[뉴스핌=강필성 기자] 시중 판매중인 백수오제품 207개 중 5%에 불과한 10개의 제품만이 순수 백수오가 쓰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홈쇼핑업계를 향한 불만이 들끓고 있다. 시중 제품 대부분에 ‘짝퉁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쓰였거나 혼입이 의심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잔량이 남은 제품’에 한해 환불을 진행 중인 탓이다.
26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로 사실상 백수오 제품 대부분에 대한 사망선고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환불 정책은 기존 정책을 고수 중이다. 백수오 제품은 대부분 홈쇼핑을 통해 유통된 바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환불을 단행해야 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식품위생법에 따른 자율회수조치는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식약처는 백수오 제품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중인 128개사 207개 제품 중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은 40종, DNA과 파괴돼 확인되지 않는 것이 15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엽우피소가 불검출된 제품은 10개에 불과했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40개 제품에 대한 전량 회수조치, 제조정지 처분을 내리고 미확인 157개 제품 중 58개사는 영업자 자율 회수조치, 나머지 99개사는 판매중단 후 이엽우피소 미함유 확인 후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식약처의 조사발표 및 고강도 사후조치는 사실상 백수오제품에 대한 사망선고로 평가된다. 이번 식약처 검사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안된 제품 외에는 모두 판매를 중지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10개 제품 역시 유통기한이 다른 제품은 판매중단이 된다. 이엽우피소의 미혼입 사실 확인 이후에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시중 제품 대부분이 판매중지되고 자발적 회수가 되는 상황에도 홈쇼핑업계는 요지부동이다. 기존 판매됐던 제품의 생산일자가 다른 만큼 이엽우피소 함유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백수오제품 전량 환불을 실시한 곳은 NS홈쇼핑이 유일하다. 그나마도 매출이 11억원 규모인 제품에 제한될 뿐 매출이 220억원에 달하는 백수오 제품은 환불 대상에서 제외한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나마 롯데홈쇼핑이 복용을 완료한 제품에 대해서 구매가의 20%를 상품권 등으로 보상하는 정도다. GS홈쇼핑, CJ오쇼핑은 아예 미개봉품이나 잔량이 남은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식약처가 나서서 전액 환불해주라고 발표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미 판매된 제품의 이엽우피소 함유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불을 단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책임 소재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식약처도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을 섭취한 사람에 대한 보상 문제에는 발을 빼는 모습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 등이 피해보상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므로, 식약처 업무 범위 안에서 적극 협조 할 계획”이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승인해주고 식약처가 인증한 제품을 판매하다가 문제가 생긴 것인데 정작 식약처는 기존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제조사는 여전히 환불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며 “홈쇼핑만 환불 책임을 안는 것이 억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홈쇼핑업계의 전량 환불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조사가 고의로 이엽우피소를 혼입했다는 검찰 조사결과가 나와야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수오 업계 1위사인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환불 책임여부와 혼입여부가 확정되리라는 이야기다.
검찰은 이에 앞선 지난 1일 소비자원으로의 고발로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수사를 개시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