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굵직한 경제 지표가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가운데 뉴욕증시가 보합권의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을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인상 시기가 재차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번지면서 주가에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2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74포인트(0.01%) 오른 1만8287.14에 거래, 간신히 하락을 모면했다. S&P500 지수는 5.11포인트(0.24%) 오른 2130.95에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19.05포인트(0.38%) 오른 5090.79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또 한 차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주택시장부터 제조업, 고용까지 이날 발표된 지표는 대부분 실망스러웠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4월 기존주택 판매는 예상 밖으로 전월 대비 3.3% 감소했고,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5월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가 6.7로 집계, 전월 수치인 7.5를 크게 밑돌았다. 시장전문가들은 이달 수치가 8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지표는 이와 달리 뒷걸음질 쳤다.
시장조사 업체 마르키트가 발표한 5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53.8을 기록해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고용 지표도 악화됐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27만4000건으로 전주 대비 1만건 늘어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7만건을 웃도는 수치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경기선행지수는 개선됐다. 4월 지수는 0.7% 상승해 1분기 미국 경제가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했지만 전망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옐런 의장의 ‘입’에 집중됐다. 22일 연설에서 경기 진단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달 회의 의사록에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표 부진이 지속될 경우 9월 긴축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다.
실망스러운 지표에도 이날 주가가 완만하게 오른 것은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진정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채 수익률이 완만하게 하락했다.
라보뱅크의 로버트 바플리크 전략가는 ‘기술주의 흐름이 상당히 양호하다”며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 창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경제 지표가 취약한 상황”이라며 “채권 수익률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주가에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햄버거 체인 업체인 셱 쉐이크가 메뉴에 치킨을 추가할 움직임을 보인 데 따라 7% 이상 뛰었다.
애플은 모간 스탠리가 앞으로 50% 주가 상승 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한 한편 아이폰과 애플워치 판매 규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따라 1% 올랐다.
휴렛 팩커드(HP)는 중국의 데이터 네트워킹 사업 부문의 지분 51%를 중국 칭화 홀딩스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 이상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