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상황에 확정급여 어려워져…확정기여 이동 늘어날 듯
[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실시로 유럽국 채권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퇴직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의 장기 회사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퇴직연금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유로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확정급여형은 가입시 연금 수령액이 확정된 구조인데, 현재의 저금리 상태에서는 퇴직연금의 수익성이 저조해지면서 기존에 확정된 액수를 지급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유럽 연기금 협회인 펜션유럽의 매티 레팔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국제자본시장협회(ICAM)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유럽 퇴직연금이 줄어드는 손해를 단순히 담보물 가치의 훼손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폴 워터스 회사채 연구부문 대표도 ECB의 양적완화로 인해 유로존 퇴직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터스 대표는 "기업 연기금 후원자들이 연금 가입자들의 수령액을 추가적으로 삭감할 것"이라며 "최근 10년 사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수령액에 한도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연금 증액 규모에 상한선이 발생하는 것이나 연금으로 산정되는 기준보수를 동결하는 경우가 꼽힌다. 퇴직금을 받는 연령을 높이거나 신규 가입자들이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프로그램에 가입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린 메이자드 블랙록 베네룩스시장 회장은 다국적 석유기업 셸과 네덜란드 은행 ING 등은 최근 신규 연금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퇴직연금을 확정급여형 대신 확정기여형(DC)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확정기여형은 확정급여형과 달리 수령액이 정해지지 않으며, 연기금 운영 실적에 따라 수령액이 달라진다.
린 메이자드 블랙록 베네룩스시장 회장은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많은 소규모 기업들도 셸이나 ING처럼 확정기여형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