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국채 수익률 미국보다 빠르게 상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의 강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유로화를 필두로 16개 주요 글로벌 통화에 대해 달러화는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파죽지세로 오르던 달러화를 꺾어 놓은 것은 유로존 국채다. 수익률이 미국 국채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유로화의 투자 매력을 높였고, 달러화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양상이다.
유로화와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달러화가 월간 기준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6일 달러화는 3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독일부터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달러화 하락 반전을 부추겼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보다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고, 이 때문에 글로벌 유동성을 유로화 자산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1분기 성장률을 포함한 미국 경제 지표 둔화와 이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 행보가 달러화 상승 열기를 일정 부분 꺾어 놓았지만 핵심 요인은 국채시장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마크 맥코믹 외환 전략가는 “유로존 금융시장에 말하자면 ‘미니’ 테이퍼링 발작이 나타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단기 자금을 중심으로 방향 전환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최근 유로존의 국채 매도에 대해 골드만 삭스는 ‘난폭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이 가파른 것은 물론이고 방향이 전례 없는 급반전을 이뤘다는 지적이다.
RBS 그룹의 브라이언 다인저필드 외환 전략가는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상승 포지션은 투자자들 사이에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유럽 국채 수익률 상승에 상황이 급반전했다”며 “유로존 국채 매도가 지속되는 한 유로화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화는 10개 선진국 통화에 대해 지난달 1.9%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유로화 낙폭이 5.8%로 축소됐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닐 멜로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며 “하지만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의지가 분명한 만큼 달러화의 하락이 중장기적 추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