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 스탠리 자산운용 집중, 골드만은 트레이딩 및 직접 투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양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가 1분기 이익을 대폭 늘리며 시장의 반향을 이끌어냈지만 실상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곳은 이들의 엇갈린 행보다
공룡 IB가 뚜렷하게 상반되는 전략을 취했지만 실적 시즌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월가의 수익 창출 통로가 다변화됐다는 얘기다.
골드만 삭스[출처=신화/뉴시스] |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모간 스탠리는 트레이딩 비즈니스의 비중을 크게 줄인 한편 씨티그룹으로부터 스미스 바니를 94억달러에 사들였다. 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 운용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와 달리 금융위기에 따른 타격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골드만 삭스는 자본 집약적인 트레이딩 비즈니스의 비중을 대폭 강화했다.
트레이딩과 관련한 금융 감독당국의 규제가 엄격해졌고, 전반적인 매매가 둔화됐지만 골드만 삭스는 공격적인 이익 창출을 선택한 셈이다.
모간 스탠리가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데 주력한 것과 달리 골드만 삭스는 자체 자본을 회사채 및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데 무게를 뒀다.
캐나다 정부가 매각한 제너럴 모터스(GM) 지분과 셰브런의 칼텍스 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사들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모간 스탠리는 총 99억1000만달러의 매출액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억달러를 자산운용 부문에서 달성했지만 골드만 삭스의 경우 총 매출액 106억달러 가운데 자산운용의 비중이 약 16억달러로 20%에도 못 미쳤다. 골드만 삭스의 트레이딩 부문 매출액은 55억달러로 전체의 50%를 웃돌았다.
수익성 측면에서 이들의 전략은 모두 적중했다. 모간 스탠리의 1분기 이익은 23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59% 급증했고, 애널리스트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다.
골드만 삭스 역시 1분기 순이익이 2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CLSA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는 “IB 업계의 양대 축에 해당하는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가 서로 다른 사업 부문에 집중했지만 1분기 이익을 크게 늘렸다”며 “월가의 수익성 창출 기회가 다각화되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