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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 해법찾기] 재계, 경영판단 '상법 명문화' 요구 왜?

기사입력 : 2015년04월20일 15:27

최종수정 : 2015년04월20일 15:29

'경영판단 원칙' 상법에 명문화…배임죄, 의도적 행위만 적용해야

[뉴스핌=이강혁 기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아닙니까." 총수 등 경영진이 배임죄로 법정에 선 전례가 있는 대기업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배임죄 적용의 문제를 지적한다.

기업이 법체계에 도전하는 모양새가 좋지는 않지만 배임죄 문제만큼은 반드시 개선되야 할 규제라는 인식이 높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인들에 대한 배임죄 적용은 정권에 따라, 혹은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재판부마다 시각이 엇갈려 왔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 재판부의 판결이 다랐을 정도로 논란의 소지는 다분한 게 사실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명문화로 법적근거 마련 필요

재계는 유독 배임죄 문제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법이 적용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경영손실이 발생하면 누구든 법정에 서야할 지 모른다는 부담감이 작용하는데 누가 나서서 신규 투자를 결정하고 신사업을 찾겠느냐는 것이다.

당연히 경영활동은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배임죄 논란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 기조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재계는 이에 따라 규제기요틴 과제 중 하나로 배임죄 구성요건에 경영판단의 원칙을 도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상법에 명문화 할 것을 20일 법무부에 건의했다.

대법원이 일관되게 경영판단의 원칙을 수용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명문화로 법적근거를 명확하게 마련하게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대법원이 경영판단의 원칙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고 평가되기 시작한 것은 헌법재판소가 합헌논거로 제시하고 있는 '2002도4229판결'부터다.

이 판결의 핵심은 '기업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경영자가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 하에 신중하게 결정을 했다면 비록 그 예측이 빗나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배임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대법원 판결들을 보면 헌재가 합헌논거로 제시한 대법원 2002도4229판결에서의 경영판단 원칙이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전경련 조사 결과 이 판결 이래 지금까지 경영판단 관련 배임죄 판례는 37건으로 이 중 2002도4229판결을 인용하며 실제 경영판단이 있었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한 것은 절반정도인 18건에 불과했다.

또 37건 중 같은 사안을 두고도 경영판단의 원칙 적용여부에 따라 고등법원과 대법원의 유·무죄 판단이 엇갈린 판례가 12건이나 됐다.

신석훈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경영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해 기업가 정신이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실패는 곧 범죄자로…미국, 아예 배임죄 조항 없어

이미 배임죄 적용으로 많은 재계 총수들이 법정에 섰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들 상당수가 배임죄로 처벌을 받은 전례가 있을 정도다.

그 배경에는 형법상 배임죄(제355조 제2항) 및 업무상배임죄( 제366조), 상법상 특별배임죄(제622조, 제623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등이 자리잡고 있다.

                                                    <표·그림 = 송유미 미술기자>
실제 배임죄에 대해 어디까지를 '경영판단의 원칙'으로 보느냐는 논란은 재계 총수들이 법정에 설 때마다 수면위로 떠올랐다.

단적으로 배임죄 혐의로 구속돼 3년이 넘도록 법정공방을 벌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우는 외환위기 이후 부실계열사를 지원한 것이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계열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논리로 배임죄가 적용된 바 있다.

한화그룹  측이 "당시의 경제상황에서 계열사를 살려내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적극적으로 항변했지만 현행법상 법원의 판단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선국진국의 사례는 어떨까. 우리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영상 판단의 원칙'을 적용해 실패 여부와 상관없이 성실하게 경영상의 판단을 내린 경우라면 사법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아예 배임죄 조항 자체가 없다. 민사로 다투면 될 문제를 형법의 테두리에 넣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일본도 배임죄가 존재하지만 명백하게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어야 처벌되는 형태다.

하지만 우리 현행법에서는 손해를 가할 목적이 없어도 손해 발생의 위험만 있으면 배임죄가 성립된다.

무엇보다 배임죄가 지나치게 모호하고 광범위하다 보니 어디까지나 처벌은 재판부의 판단에 달려있다. 같은 사안을 두고 판사의 판단에 따라 배임죄가 성립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재계가 경영판단의 원칙을 상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런 맥락이다.

다만 재계가 형법보다는 상법에 명문화를 요구한 것은 현실적으로 형법을 개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법원이 판례를 통해 배임의 유형에 따라 양형을 달리해야 하는데 법원은 물론 총수와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전경련 측은 "형법상 배임죄 조문에 명문화 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일반범죄 조문에 기업 경영활동과 관련된 경영판단의 원칙을 명문화 하는 것은 체계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기업활동을 다루는 상법에 명문화해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 경영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하는 법안은 2013년 발의된 상태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기업인의 경영판단 결과에 따른 책임 추궁의 요건을 명확히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2년 가까이 공방만 가열될 뿐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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