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9월부터 인양, 크레인으로 옮겨 플로핑 도크 부양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정부가 세월호를 인양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인양은 이르면 오는 9월에 시작되고 최소한 1년, 약 1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T/F(단장 이규열 서울대 명예교수)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간결과 브리핑을 갖고 "인양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검토한 결과 침몰된 세월호의 인양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향후 T/F가 4월 이내 기술검토보고서를 최종 완성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제출하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중대본에서 인양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인양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해 선체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규열 T/F 단장은 "인양업체를 선정하는데 1~2달이 소요되고 인양업체가 설계하는데 3개월 정도 걸려 9~10월이면 인양에 착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인양 비용과 기간에 대해서는 "맹골수도의 10년 빈도 기상조건을 전제로 세월호 선체인양과정에서 정상적인 날씨조건이 지속될 경우 인양기간 약 1년, 인양비용은 약 1000억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세월호 선체외부 3차원 고해상 정밀탐사 결과 사진. 세월호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사진제공=해양수산부> |
다만 "기상상태가 나쁘거나 인양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부분적인 실패를 가져올 경우 기간은 약 1년 6개월 이상, 비용도 1500억원 이상, 심각한 기술적 실패가 발생할 경우 2000억원 이상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인양은 해상크레인 사용방식과 플로팅도크 사용방식을 조합하는 방식이 가능성이 가장 크다. T/F는 다른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실종자 유실·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방식은 우선 누워있는 세월호를 바로 세우지 않고 선체측면에 93개의 구멍을 뚫어 와이어를 선체내부의 튼튼한 구조물에 연결해 두 대의 대형 해상크레인으로 해저면에서 약 3m 정도까지 들어 올다.
이후 수중시야가 좋은 수심 30m 지점으로 이동해 수중에서 플로팅 도크에 선체를 올린 후 플로팅도크를 부양해 인양하는 방식이다.
T/F는 "개략검토 결과 선체의 휘어짐으로 선체가 절단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예측됐으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좀 더 정밀한 조사 및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선체의 측면은 하부구조와 달리 견디는 힘이 다소 약할 수 있고 건조 후 20년이 경과된 세월호의 부식 등으로 약해진 부분도 있을 수 있어 부분적 파괴로 인한 2차사고 위험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선체외부 3차원 고해상 정밀탐사 결과 사진. 세월호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사진제공=해양수산부> |
그간 해수부는 국내외 민간전문가 등 29명으로 기술검토T/F를 구성, 지난해 11월27일부터 18차례 회의 및 자체 토론 등을 통해 선체인양의 기술적 가능성, 실종자 수습차원에서의 인양방법, 잔존유 제거방안, 인양비용 및 인양기간, 인양과정의 위험, 외국의 인양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해 왔다.
또 지난 1월8일부터 2월28일까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사고해역의 해저환경, 유속환경, 선체외부 3차원 고해상 정밀탐사 등 현장조사를 끝내고 현장조사결과를 기술검토T/F에 제공해 선체 및 선체주변의 여건분석은 완료한 상태다.
박준권 해수부 항만국장은 "빠른 시일 내 세월호 실종자 및 유가족들에게 선체처리 기술검토T/F의 검토내용을 설명하고 T/F팀 이외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시 한 번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