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타결 이후 이란 증시 8% 급등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주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라 주식 투자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란 현지는 물론이고 주요국 금융권에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기업 이익 후퇴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등 악재로 뉴욕증시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찾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핵협상이 타결된 데 이어 서방의 경제 제재가 풀릴 경우 원유 수출이 대폭 늘어나는 등 실물경기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깔린 결과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제재를 해제하는 시점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는 이미 후끈 달아올랐다.
제재에 따라 현재로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이란 증시에 투자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발 빠른 투자자들은 제재 해제를 겨냥해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 태세다.
해외에 거주하는 이란 국민들을 필두로 미국 투자자와 쿠웨이트 및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투자자들도 이란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란 투자펀드인 파사르가드의 마흐디 야즈디자데흐 파트너는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이미 이란 주식 투자를 위한 얼개를 짠 상태”라며 “실제 투자 자금 유입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투자 문의는 물론이고 직접 이란을 방문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가 풀릴 경우 해외 기업들이 광산업체의 지분을 전량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에너지 업계를 중심으로 전폭적인 개방에 나설 것이라고 이란 정부는 밝히고 있다.
오는 6월 말 핵협상이 최종 타결될 경우 미국과 유럽이 제재를 해제할 여지가 높고, 해외 자본이 밀물을 이룰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기대가 모아졌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에너지 섹터를 필두로 수익률 창출 기회가 서비스업과 소매업, 숙박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 개방에 따라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고액 자산가는 물론이고 중산층 역시 소비를 늘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리스크를 경고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 경제 제재가 풀린다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실물경기 회복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카네기 평화 연구소의 카림 사자드푸르 연구원은 “경제 제재가 해제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후 비즈니스 환경의 효율성이 갖춰지는 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란의 금융 시스템은 글로벌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며, 여기에 각종 규제와 법적 문제가 해소되는 데 까지도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