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출신 게임 CEO, 모바일 최초 게임대상 수상…화려한 인맥도 그의 '무기'
[뉴스핌=이수호 기자] 권준모 4:33 이사회 의장(50)은 게임업계에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통한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83학번인 권 의장은 1991년 미국 콜럼비아대학 심리학과 석·박사를 마친 후, 경희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를 지냈다. 제자들과 함께 게임 동아리를 만든 것을 계기로 업계에 진출해 넥슨 대표를 거쳐 한국게임산업협회장까지 지냈다.
그리고 게임업계 창업 대열에 동참한 지 5년만인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4:33이 퍼블리싱한 '블레이드'가 모바일 게임 최초로 대상을 받게되면서 스타트업의 위치에서 메이저로 급부상하게 된다.
단시간에 업계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이제는 누구나 업계의 거물로 그를 꼽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정주 넥슨 회장,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과 함께 국내 대표 게임 인사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 '텐센트-라인' 투자를 이끌어 낸 가족의 힘…위메이드 인맥도 '눈길'
남다른 그의 인맥은 비좁은 IT업계에서 성장할 수 있는 큰 힘이 됐다. 권 의장은 부장판사를 역임한 고 황석연 판사의 사위로 네이버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황인준 CFO와는 매제 관계다.
국내 최대 IT기업의 핵심 요인으로 그의 가족이 머물고 있는 셈이다. 실제 황 CFO는 네이버 라인이 투자를 진행할 당시에 4:33과 텐센트, 네이버를 연결하는데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리고 황 CFO의 선택이 옳았다. 4;33은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서며 당시 투자가치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자 가공부품 업체인 상장사 네오티스의 오너 일가 역시 권 의장과는 사촌관계다. 사업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험을 가족을 통해 터득한 셈이다.
<권준모 의장 인맥지도/표: 송유미 미술 기자> |
남궁훈 전 위메이드 대표, 김남철 위메이드 부회장 등과 여전히 잦은 교류를 갖고 있다. 현재 비상장사인 4:33의 주요 주주로 위메이드가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인맥 관계 때문이다. 특히 김남철 위메이드 부회장을 통해 온라인게임 서비스 및 글로벌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김창근 전 웹젠대표, 정욱 전 한게임대표 등 일선에서 물러난 게임인들과도 여전히 잦은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정욱 대표는 최근 모바일게임사 창업에 나서면서 4:33의 노하우를 대거 접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 넥슨 회장과도 넥슨 대표 시절 관계를 맺은 대표적인 게임업계 인사다.
권 의장은 최대주주로 있는 액션스퀘어를 통해서 재벌가 3세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범 LG가(家) 구본호 범한판토스 부사장과 효성의 조현준 사장이 액션스퀘어의 주식 200억원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재벌가에서 주목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한 셈이다.
이외에도 권 의장은 게임인재단에 후원활동과 더불어 팟캐스트 TV에도 출연하며 대중과의 스킨쉽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단순히 게임업계를 넘어 전방위적인 광폭 행보를 통해 기업의 사세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게임대상 수상 기념으로 1000만원 기부에 이어, 올해에도 5000만원 기부를 통해 업계와의 관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대중에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여타의 다른 오너들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 권준모 교수님의 게임 외도…넥슨 대표까지 '승승장구'
미국 유학을 마치고 경희대 심리학과에서 부교수를 역임하던 권 의장은 지난 2001년 9월, 심리학 수업을 받던 제자들과 '엔텔리전트'란 벤처기업을 설립해 모바일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게임 산업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본업인 교수직을 포기한 것이다.
이때 그의 나이 37세였다. 현재 4:33의 공동대표 자리를 맡고 있는 소태환 대표(39)도 그의 제자다. 스승과 제자가 의기투합해 낯선 게임업계에 진출한 셈이다.
엔텔리전트는 설립 3년만인 2004년, 모바일게임 '삼국지 무한대전'이 다운로드 200만건을 돌파하고, '삼국지 천하통일'까지 흥행가도를 이어가면서 모바일게임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사진제공 = 4:33> |
권 의장은 넥슨모바일에서 대표를 지내며 온라인게임이 원작인 '메이플스토리' 등을 모바일게임으로 만들어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트렸다. 작은 회사를 넘기고 큰 회사로 들어가 업계의 노하우와 생존 전략을 터득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7년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장도 지내며 게임업계의 중심 인사로 거듭났다.
더 큰 뜻을 품은 권 의장은 넥슨 대표직을 뒤로하고 창업의 뜻을 세웠다. 게임을 좋아하는 제자를 돕기 위해 동아리 자문으로 시작한 게임과의 인연이 그의 두번 째 도전을 이끈 셈이다.
▲ 4:33 창업은 제2의 도전…제자와 함께 '10x10x10 프로젝트' 일군다
권준모 의장은 넥슨을 떠난 지난 2009년, 직접 4:33을 창업하고 경영 일선에 나섰다. 과거 동아리 시절부터 함께해온 제자 소태환 공동대표도 그에게 힘을 보탰다. 넥슨이라는 큰 지붕을 뒤로하고 독자 행보에 나선 것이다.
그는 곧바로 자체개발작 '회색도시'와 퍼블리싱(유통)한 작품 '수호지', '블레이드', '영웅' 등 대규모 흥행작을 잇따라 출시하고 모바일 게임 최초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에는 중국 텐센트와 네이버의 라인으로부터 1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는 10개의 모바일게임을 퍼블리싱해 10개 국가에서 성공시킨 후, 10개 회사를 상장시키겠다는 '10x10x10 프로젝트'를 내놨다. 이는 모두 창업한 지 5년만에 나타난 성과다. 특히 올해는 최소한 2개 이상의 상장사를 내놓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지난해 매출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질적 성장 뿐만 아니라 실적면에서도 스타트업을 넘어 게임업계의 주축으로 떠오른 것이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받았던 블레이드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등 동남아 지역으로 사세를 넓혀가겠다는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그가 손을 대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그 동안의 사례로 인해 기업 가치 역시 폭등하고 있다. 4:33의 기업가치는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측이 증권가로부터 나오고 있다. 권 의장 스스로도 최소한 5조원의 기업가치를 받도록 기업 규모를 넓혀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관련 업계가 그를 주목하는 또다른 이유는 4:33의 게임들이 모두 시장에서 안될 것이라는 고정개념을 깨고 성공했다는 점이다. 그는 "모바일 하드웨어의 발전 속도는 PC의 4배"라며 "조만간 PC를 능가하는 처리속도가 나오는 모바일 기기가 나올 것이라 믿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로 이동하는 시장의 흐름을 인지하고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그가 요동치는 시장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심리학 교수라는 점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별 다른 위기가 없었다는 점이 유일한 약점으로 거론된다. 창업한 지 수십년이 지난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사세가 커졌지만 여태까지 큰 위기를 겪지 않았다. 이로인해 향후 상장 과정을 지켜봐야 권 의장의 진짜 능력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에서 학벌과 외모, 언변, 광폭 인맥 등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는 유일한 오너로 불린다"라며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단기간에 이 만한 기업 규모로 성장한데는 이같은 배경이 숨어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권 의장이 업계에 등장한 이후, 특별한 위기를 겪지 않았단 점에서 향후 상장과정이 순탄할 지 여부가 권 의장의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권준모 4:33 이사회 의장 이력
-출생 1964년 12월 26일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 88학번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심리학 박사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심리학 석사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경희사이버대학 자문교수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부교수
-2001.09 엔텔리젼트 설립
-2005.05 넥슨모바일 대표이사
-2006.10 넥슨 공동 대표이사
-2007.03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4:33 이사회 의장, 액션스퀘어 최대주주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