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실적 목표치 높은데 인센티브 구조는 일반 영업점과 같아"
[뉴스핌=우수연 기자] "일반 영업점이나 PB센터나 실적 압박은 똑같은데 PB센터는 자금유치 단위가 크다보니 목표가 너무 과해요. 그렇다고 인센티브를 더 주는 것도 아니고…"
은행권의 영업 '실적 압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거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PB센터의 경우 본점에서 지시하는 높은 기대치를 채우기가 버겁다. 자산관리에 민감한 거액자산가들은 이미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고객 유치가 더욱 어려운 환경이다.
이런 상황이 반영돼 리테일 영업 강자인 KB국민은행 내부에서 PB직군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추가적인 펀드나 보험 판매 할당량도 크기 때문에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 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9일 한 자산운용사의 상품 담당자는 "PB가 예전에는 인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국민은행 내부에서 기피직종이 됐다"며 "일반 점포 실적 목표에 비해 PB센터는 방카슈랑스나 펀드 등을 배정받아 일정 수량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대단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한 PB도 "당행의 경우 일반영업직과 인센티브 수령 구조나 직급체계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우수한 PB를 키워낼 유인이 적다"며 "PB센터라해도 추가적인 금전적 보상이 없기에 일반 영업점에서는 굳이 PB센터로 가야 할 이유가 없다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또한 펀드나 방카 등 할당된 목표치를 팔아야하는데 이미 영업 과점상태인 국민은행은 추가 판매가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앞선 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이미 펀드를 많이 팔았고, 따라서 상대적으로 손실을 경험한 고객들도 많아서 고객에게 다시 펀드를 권하기 어려워졌다"며 "반면 그동안 농협은행은 고객들이 워낙 안전자산선호 성향이 강해서 펀드 판매가 부진했는데 이제는 잠재 수요가 충분하다고 보고 펀드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민은행 PB센터의 경우 일반 영업점과도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일반 영업점에서 PB센터에 고객을 소개시켜 자산을 PB센터로 이관하면 해당 실적은 PB센터로 넘어가기 때문에 영업점에서 고객을 소개할리도 만무하다.
앞선 국민은행 PB는 "영업점과 지점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서로 고객을 데려와서 유치하면 한쪽이 성과상 손해를 보게 돼있다"며 "협업을 하면 핵심성과지표(KPI)상 다른 지표로 가점을 주기는 하지만 본질적인 영업실적에 대해서는 더블카운팅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타사와의 경쟁뿐만아니라 내부에서도 서로 경쟁해야하는 체제이기에 PB 직군이 설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PB센터와 영업점을 연계할 경우 '더블카운팅'하는 방안이 시행되고 있지 않다"며 "협업 모델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