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렌·美 GDP·소매업체 실적 등 데이터 주시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견고한 발판을 마련한 증시는 이번 주에도 강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휴로 거래일이 하루 단축됐던 지난 주 증시는 지리한 좁은 박스권 장세를 펼치다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0일 오래간만에 큰 폭 상승하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주말장을 마감했다. 이날 그리스와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4개월 연장하면서 투자자들의 환호 속에 강력한 릴리프 랠리가 이어졌다.
국제 유가와 더불어 투자자들의 주요 불안 요소였던 그리스 문제가 해소되면서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올해 첫 번째, 세번째 사상 최고 종가를 작성했다. 특히 S&P500지수는 그리스 불확실성에 지난해 추수감사절 주간 이후 가장 좁은 거래범위를 보였지만 한 주 내내 돌파에 실패해온 2100 저항선을 마침내 넘어서고 말았다. 나스닥지수도 8일 연속 랠리를 지속하며 5000선 돌파를 눈 앞에 뒀다.
이날 초반만 해도 주간 기준 하락세가 유력했던 주요 지수들은 후장 들어 보인 가파른 반등에 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가 0.7%, S&P500지수가 0.6%, 나스닥지수가 1.3%씩 상승했다.
그리스가 일단 수 개월 동안 시간을 벌면서 한숨을 돌린 증시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의 경제 성장세를 가늠할 거시지표들과 금리로 스포트라이트를 전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파도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바닥을 단단히 다진 증시를 한동안 자극할 만한 불안 요소는 없다는 판단 속에 추가 강세장을 예상하고 있다.
27일 공개될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는 2.1%로 성장률이 후퇴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직전 분기의 3.9%에 크게 뒤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는 둔화된 속도이긴 하나 이는 이미 대부분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르디요는 "S&P500지수가 빠르면 이번 주 초에 2125, 나아가 2150 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BMO 프라이빗뱅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잭 애블린도 "유럽과 일본 등 글로벌 경제가 동시에 업사이드를 향하고 있다"며 증시의 추가 랠리를 예상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이하 연준)가 지난 주 공개한 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록에서 정책위원들이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등 통화정책과 관련된 톤이 한층 완화된 것도 이들 전문가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만들고 있다.
특히 회의록을 통해 상황이 현저하게 악화될 경우 연준이 이를 포용력 있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단기적인 불안이 줄었다. 현재 시장에서는 그동안 기대돼 왔던 6월 인상론이 수그러든 상태다.
이와 관련, 투자자들은 이번 주 의회 양원에 연이어 출석하는 자넷 옐렌 연준의장을 통해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추가 단서 포착에 나선다. 엘렌 의장은 24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25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각각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발표하고 향후 정책과 경제 전망을 논의한다.
옐렌 의장이 데이터 기반의 금리인상을 줄곳 강조해온 만큼 1월 회의록에서 나타났듯 연준이 금리인상을 서두르고 있지 않다는 시각이 강화될 수 있다.
이번 주에 투자자들이 관심있게 지켜볼 지표는 상당히 많다. 우선 1월 기존주택판매(23일), S&P/12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24일), 1월 신규주택판매(25일), FHFA 주택가격지수(26일) 등 일련의 주택 관련 지표들이 쏟아진다.
또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24일),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최종치·27일) 등 시장에 파급력을 미칠만한 2월 소비 관련 지표도 이어진다. 아울러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내구재 주문 지표가 26일 공개된다.
어닝시즌이 막바지에 도달한 가운데 메이시스와 홈디포(24일), 타겟과 로우스(25일), 갭(26일) 등 경기에 민감한 소매유통업체들이 4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발표한다. 낮은 개솔린 가격에서 얻은 소비자들의 여유 자금이 지출로 직결됐는 지 여부가 관건이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