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9% 가까이 폭락한 데 따라 뉴욕증시의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경제 지표 부진과 그리스 관련 악재도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꺾은 요인으로 해석된다.
에너지 섹터가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디즈니를 포함해 실적이 호조를 보인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고, 애플이 장중 한 때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7.58포인트(0.04%) 소폭 오른 1만7673.98에 거래를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8.60포인트(0.42%) 떨어진 2041.44레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11.04포인트(0.23%) 하락한 4716.70에 마감했다.
장 후반 1만7782까지 올랐던 다우존스 지수는 그리스 관련 악재가 전해지면서 100포인트 이상 후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거래 종료를 앞두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채권을 담보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데 따라 ‘팔자’가 쏟아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ECB의 결정에 따라 유로존 은행권은 중앙은행의 대출을 받는 데 그리스 채권을 담보물로 제시하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유가 하락도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로 배럴당 54달러에 근접했던 유가가 9% 가까이 폭락하며 배럴당 48.45달러로 내려 앉았다.
미국 원유 재고가 사상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집계된 데 따른 반응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한 주 사이 원유 재고가 630만배럴 늘어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380만배럴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JP모간의 데이비드 켈리 전략가는 “단기 매매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이 비중을 축소한 데 따라 장중 증시가 조정을 받았다”며 “주가 등락의 핵심 축은 여전히 유가 향방”이라고 전했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강하게 확인되기까지 증시가 보합권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며 “유가 급락이 이날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민간 고용 조사업체인 ADP(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에 따르면 1월 고용이 21만300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22만5000건에 못 미치는 결과다.
유가 급락에 따라 에너지 섹터의 감원이 꼬리를 무는 상황과 이번 지표 부진이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서비스업지수는 1월 56.7을 기록해 전월에 비해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 경기는 60개월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는 디즈니와 애플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실적 개선을 호재로 디즈니가 8% 가까이 뛰었고, 애플은 장 초반 120.51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다시 세웠다. 이날 애플은 1% 이상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