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이하 BAT)코리아 의 초슬림 담배인 '보그 시리즈'의 가격 정책을 두고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BAT는 15일부터 갑당 35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보그 1㎎' '보그 블루' '보그 0.3㎎' '보그 프리마' 등 4종 모두 갑당 2300원에서 일제히 1200원씩 오른다.
BAT 관계자는 "관련 세금은 2000원가량 더 늘지만, 인상 폭은 작게 해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BAT의 가격 정책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익성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AT의 던힐을 포함해 KT&G 등 담뱃값이 2000원씩 오른 상황"이라며 "BAT가 초기에는 가격을 인하해 판매량을 늘린 후 다시 가격을 인상하는 꼼수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BAT의 보그 제품 3500원은 기존 가격이 2300원이고 세금 인상분이 2000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800원을 인하한 셈이다. 기존 가격에서 1200원만 인상키로 한 것인데, 이는 추가로 오른 담뱃세 1768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제조원가를 고려하면 갑당 최소 100원 이상은 손실이 초래된다.
담뱃값이 2500원 일 때 담배제조사가 정부에 내는 세금은 담배 소비세 641원, 국민건강증진 부담금 354원, 지방교육세 321원, 부가가치세 234원 등 조세와 여러 부담금을 포함해 1550원이였다. 정부는 개별소비세(594원)라는 세금 항목을 신설하고 건강증진부담금을 841원으로 올려 1768원의 담뱃세를 추가로 걷는다. 1550원이던 담뱃세가 3318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BAT의 보그 판매가격 3500원은 결국 수지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보그 담배는 기존 2000원에서 4500원으로 가격이 폭등한 일반 담배에 비해 여전히 1000원 가량 싸다. 이 때문에 다른 종류의 담배를 즐기던 애연가들도 보그 담배 판매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이 멜드럼(Guy Meldrum) BAT코리아 사장은 "한국에서는 수퍼슬림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보그 시리즈를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