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신영자산운용 "경기민감주는 턴어라운드 전에 사는 것"
기업실적 둔화와 엔저 부담이 지속되면서 3년째 박스권에 있는 국내 증시가 을미년 새해에도 확 바뀔 것 같지 않다. 물론 기업 감익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 데다 정부 경기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배당확대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까지도 기대 요인이지만, ▲미국 조기 금리인상 ▲유로존 취약성 ▲엔저와 달러화 강세 ▲국제유가 급락 ▲로우플레이션 여건 속 신흥국 경제적 충격 가능성 등 대외 위험요인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의 투자고수로 불리는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의 유력 최고투자책임자(CIO)에게 새해 투자 전망과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뉴스핌=백현지 기자] "기조적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만큼 배당주가 부각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내년에도 (기업들의)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유효합니다."
허남권 신영운용 CIO 부사장 <사진=이형석 기자> |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운용총괄(CIO) 부사장은 17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코스피지수가 3년째 박스권에서 정체된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배당주펀드가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신영증권을 거쳐 신영자산운용에 몸담은 허남권 부사장은 대표적인 가치투자의 대가로 평가된다.
◆ 올해 `신영밸류고배당펀드`로 인기몰이, 위험대비 수익률 높아
초이노믹스 열풍과 함께 올해 운용업계의 화두는 단연 '배당주펀드'였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배당주펀드로 3조7089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배당주펀드 인기 가운데서도 3조원대 공룡펀드 탄생이 화제였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운용자산이 3조51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초대형펀드로 성장했다.
허 부사장은 "연초부터 경기회복 정책의 일환으로 기업 배당을 장려하는 정책이 시행되며 배당주가 부각됐다"며 "연말로 갈수록 배당주펀드도 투자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당주펀드 내 편입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내년에도 유효하다"며 "(배당주펀드에)올해 자금이 몰렸지만 여전히 장기투자전략으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당주펀드 전체 자산의 90%를 변동성 높은 주식에 투자하지만 리스크 대비 리턴을 고려했을 때 하방경직성이 있는 펀드라는 게 허 부사장의 평가다.
◆ 박스피는 가능성의 다른 말
코스피지수가 수년간 박스권에 머물며 `박스피(Box+Kospi=Boxpi)`라는 오명을 받는 가운데, 허 부사장은 박스피란 말은 아직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라고 짚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중국 증시가 올라서고 있는데 한국은 여건은 비슷하지만 여전히 코스피는 1900선"이라며 "박스피 3년간 기업들은 내실을 다지는 기간이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코스피가 횡보하는 가운데에서도 기준금리는 수차례 인하됐으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며 자금은 자연스럽게 원금보장상품이 아닌 주식, 펀드로 이동할 것 내다봤다.
◆ 내년, 업종대표기업에 투자하라
허남권 부사장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소비가 늘어나면서 국내 경기를 자극하고 기업들도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허 부사장은 "올해 고배당주가 올랐음에도 코스피가 제자리라는 건 나머지 80% 기업의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경기민감주는 원래 턴어라운드 직전에 사는 것으로,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거나 업종 대표기업 등이 눈여겨 볼만하다"고 내다봤다.
주식투자는 (개선이 예상되는)기업이 적자일 때 사서 흑자를 낼 때 파는 것이라는 게 허 부사장의 지론이다.
이와 함께 올해 배당주펀드만 성장했지만 내년에는 가치주펀드 수익률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산투자 차원에서는 "가치주펀드, 성장주펀드, 해외펀드에 중국펀드 등 3~4개 펀드에 나눠 자산을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현재 추천하고 싶은 상품은 통일펀드"라고 조언했다.
해외펀드로는 신영운용이 내놓은 '신영마라톤아시아밸류펀드'를 주목하라고 제시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08년부터 6년간 투자자문계약을 통해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영자산운용만의 ‘바텀업’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허 부사장은 "이 펀드도 직접운용으로 배당주펀드나 마라톤펀드처럼 장기 초과수익이 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