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확대 자제"....내실 다지기 주력 검토
[뉴스핌=노희준 기자] NH농협은행이 내년 여신성장률을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여신성장률이 올해 다른 은행보다 높았던 것 등을 고려해 내년에는 물량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다른 은행의 여신 운영 전략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각 은행 여신성장률 <자료=각 은행 경영공시> |
농협은행은 9월말 현재 총여신 규모가 168조722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81% 늘었다. 지난해 5.90% 성장했던 데 비해 0.90%P 더 커졌다. 여신성장률은 보통 명목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수준보다 조금 높게 잡는데, 3분기 명목 GDP성장률(전년비)이 3.3% 수준인 걸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같은 기간 기업여신은 7.46%, 가계여신은 6.32% 불어났다. 지난해 성장률보다 기업여신은 0.24%P, 가계여신이 2.08%P 더 불어났다.
4대 은행과 비교해도 농협은행의 여신성장률은 가파르다. 9월말 현재 2.63%로 4대은행 중 가장 저조한 여신성장률을 거둔 국민은행에 비하면 2.6배나 빠르다. 하나은행은 3.33%에 그쳤고, 우리은행은 5.19%, 신한은행은 6.55%를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주춤한 사이 농협은행이 빠르게 여신 외형을 키웠다.
여신확대 과정에서도 건전성은 나빠지지 않았다. 농협은행의 9월말 현재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61%로 지난해 말 1.97%보다 0.36%P가 낮아졌다. 지난해 동기(1.93%)에 견줘도 0.32%P가 떨어졌다.
앞의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여신지원을 강화했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정상화시키면서 전반적으로 NPL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9월 현재 가계여신의 부실은 지난해 말보다 41억원 느는데 그쳤지만, 기업여신 부실은 2조6535에서 2조2536억원으로 4000억 가까이 줄었다.
다만, 농협금융의 NPL비율은 기업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우리은행(2.36%)을 제외하고 4대은행에서는 다소 높은 편이다. 9월말 현재 신한은행은 NPL 비율이 1.07%로 가장 낮다. 하나은행도 1.34%이며, 국민은행은 1.71%다. 신한은행과 비교하면 농협은행은 0.54%P가 높은 수준이다.
농협은행은 NPL 비율이 하락하는 동시에 총대출채권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율 기준)도 개선됐다. 9월말 현재 연체율은 0.94%로 지난해 말 1.02%에 비해 0.08%P 낮아졌다. 지난해 동기(1.18%)에 견주면 0.24%P가 떨어졌다. 기업대출은 1.10%→1.14%로 연체율이 다소 높아졌지만, 가계대출은 0.92%→0.79%로 연체율이 낮아졌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위험흡수능력도 좋아졌다. 부실에 대비해 제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은 덜 쌓았지만, 고정이하여신이 더 크게 줄어 대손충당금적립률이 지난해 103.88%보다 1.52%P 늘어난 105.40%을 기록했다. 다만, 4대 은행에서 가장 위험흡수능력은 뛰어난 신한과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있다. 신한은행은 9월말 현재 대손충당금적립률이 155.62%로 농협은행과는 51.74%P나 앞서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여신증가는 농협은행만의 사항은 아니고, 중소기업(지원)과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같이 늘어난 것이라 농협은행의 특이사항으로 따로 보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