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TRO 실효성 의구심 높아져…내년 초 QE 실시 기대
[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럽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 입찰 결과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ECB가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은행권에는 이날 TLTRO 입찰 결과 1300억유로(약 178조2000억원) 자금이 배정됐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 1480억유로에 못 미치는 규모다.
앞서 ECB가 지난 9월 실시한 1차 TLTRO 입찰에서도 유로존 은행들은 826억유로를 배정받는 데 그치며 예상치(1000억유로)를 하회했다. ECB는 1~2차 TLTRO를 통해 은행권에 4000억유로 자금을 지원하려 했으나, 목표치의 절반 정도만 달성한 셈이다.
이에 따라 ECB가 실시한 저금리 장기대출이 은행권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ECB가 내년 초 국채 매입을 통해 전면적인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닉 매튜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ECB 내에서 현재 부양책도 충분하다는 매파들 의견은 이번 입찰로써 크게 설득력이 약해졌다"며 "유로존의 물가상승 압력도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 ECB가 내년 1월 국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ECB 내 의견이 분열돼 QE가 실시되기까지 난항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알베르토 갈로는 "내년 1월까지도 ECB 위원들끼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내년 3월까지 입찰 결과를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