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등 개선조짐 역력...조만간 바닥다질 듯"
[뉴스핌=홍승훈 기자] 교보증권이 우리은행 인수 무산에 따른 유탄을 제대로 맞고 있다. 한때 '제2의 메리츠종금증권'이란 기대감에 물밀듯 들어왔던 기관자금이 일거에 빠지며 최근 한 달새 주가는 거의 반토막 신세가 됐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교보증권의 주가는 9000원 위아래로 흔들렸다. 12월 들어 9000원 선이 위협받고 있어 불과 한 달전 주가(11월4일 종가 1만4050원) 수준을 감안하면 40% 가까이 빠진 셈이다.
최근 나온 금융당국의 알맹이 빠진 증시활성화 방안 탓에 증권주 전반이 흔들린 탓도 있지만, 이 보다는 모회사인 교보생명의 우리은행 인수 불발 영향인 것으로 증권가에선 풀이했다.
앞서 시장 일각에선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할 경우 따라오게 되는 우리종금의 '종금 라이선스'가 교보증권에 강력한 시너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했다. 또한 교보가 은행을 인수해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면 교보증권의 성장성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교보증권의 주가 추이를 봐도 이같은 기대감이 확인된다. 2009년 이후 4~5년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주가가 올해 초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7월부터 본격 반등에 나섰다. 7월초 6000원대 중반에 불과하던 주가가 불과 넉 달새 1만4000원 대로 치솟았다.
주가 상승 역시 증권업종주의 동반 상승 영향도 있었지만, 여타 증권주들에 비해 상승폭을 키웠던 것은 우리은행 인수후 종금 라이선스를 통한 교보증권의 성장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란 게 중론이다.
증권업종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 인수시 종금 라이선스를 통해 교보증권이 제2의 메리츠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며 "최근 은행 인수가 무산되자 실망매물이 쏟아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실 종금 라이선스의 파워는 이미 유안타증권(옛 동양종금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을 통해 시장에 증명됐다.
불과 2년전 주가가 1000원에도 못미치며 동전주로 불리던 메리츠종금증권이 종금 시너지를 구가하며 2년새 4000원대로 치솟았다. 시가총액 규모도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부동산금융 주선 및 자문, 리스, 부실채권 투자, 기업대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이 튼실한 성장동력이다.
CMA를 통한 자금조달로 조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보니 수조원대 자본력을 갖춘 대형증권사 못지 않은 투자여력을 갖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다만 교보증권 주가는 최근 급락세가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자산운용사 주식운용 한 매니저는 "최근 실망매물로 급락했지만 수급 상황과 실적 등을 감안할 때 조만간 바닥을 다지는 국면이 될 것 같다"며 "실적 역시 3분기 이후로 개선 조짐이 역력하다"고 전해왔다.
교보증권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58% 늘어난 101억1140만원을 기록했다. 연결 순이익 역시 94억957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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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보증권 6개월 주가추이> |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