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안방보험만 입찰, 유효경쟁 불성립...정부 "언제, 어떻게 팔지 논의"
[뉴스핌=노희준, 윤지혜 기자]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이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무산됐다. 이번이 네 번째 실패다. 정부는 경영권지분(30%)과 소수지분(26.97%)으로 나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28일 "경영권지분 입찰에는 1곳에서만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예보는 이날 오후 5시 우리은행 경영권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경영권지분 입찰에 들어온 곳은 중국의 안방보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만이 들어오면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았다. 최소한 두 곳 이상의 참여가 필요한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애초 경영권 지분 매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갈지자 행보를 보이던 교보생명은 막판 고심 끝에 들어오지 않았다.
교보생명은 이날 "우리은행 지분인수 타당성에 대해 해외 공동 투자자 및 컨설팅사와 검토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됨에 따라 이번 인수 참여를 유보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분 34%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라는 점, 보험업법상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직접 조달 가능한 자금이 '자산의 3%(약 1조3000억원)'에 그쳐 투자자를 모으기 쉽지 않은 점 등 때문에 불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조만간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경영권 지분은 일괄매각으로, 소수지분은 희망수량 입찰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경영권 지분의 일괄 매각 방식이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그때 상황을 봐서 매각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또 다시 할지 아니면 쪼개서 희망수량 방식으로 할지는 그 당시의 시장 수요를 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지분매각도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통한 공적자금 극대화보다는 공적자금 조기 회수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희망수량 경쟁입찰방식은 매각물량에 이르기까지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 순으로 각자 희망하는 물량을 배분하는 입찰 방식이다. 일괄 매각에 비해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영권 지분도 쪼개서 팔 경우 결국 과점주주 형태로 우리은행 지배구조가 바뀌게 돼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해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공자위에서 이제 언제 어떻게 팔지를 논의를 해봐야 한다"며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경영권 지분 매각은 실패했지만 투자목적의 소수지분 매각은 흥행에 성공했다.
매각 목표 지분량인 18%를 넘는 23.76%의 물량에 대한 인수입찰제안서가 접수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한화생명 등은 이날 공시를 통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 등도 참여했다.
예보 관계자는 "다만, 소수지분의 경우 예정가격 이상을 제시한 입찰자를 대상으로 낙찰여부를 결정한다"며 "최종 낙찰물량은 이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