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부담 해소…이번 동결을 매수 기회 삼아야"
[뉴스핌=정연주 기자]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확인한 채권시장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소멸되는 모습이다. 내년 초 수정경제전망 등을 확인 후 인하 가능성을 다시 타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13일 한은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재 연 2.00% 수준에서 동결했다. 대다수 시장참가자들은 이번 금통위의 스탠스가 다소 매파에 기울었다고 평했다. 예상된 수준이긴 했으나, 소수의견 기대가 꺾이며 추가 인하 시그널이 약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동결 발표 직후 10년 선물 가격은 전일 종가대비 20틱 가량 상승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만장일치 발표가 난 이후 하락 반전했다. 장 후반 국채선물 시장은 개장 초 강세폭을 모두 반납했다. 오후 2시 58분 현재 3년만기 국채선물은 시초가보다 8틱 내린 107.80을, 10년선물은 29틱 내린 119.31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운용역은 "비중을 따지자면 51(매파)대 49(비둘기파)로 다소 매파에 기운 중립 스탠스를 보인다"며 "2% 아래로는 기준금리를 조정한 적이 없으니 한은 내에서도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장일치 동결이 나오니 외국인이 대거 처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며 "다만 한은이 직매입을 해야 하니 수급상 나쁘지도 않고 앞으로 추가 금리 상승폭이 2~3bp정도 수준 이상으로 크게 밀리기는 어려워 보이며 향후 외국인이 선물에서 어떤 전략으로 나오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다들 정책적인 한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과도했던 인하 기대감이 꺼지는 수준인데 그동안 내렸던 금리 레벨이 다시 어느 정도 올라올지는 시장 포지션에 달린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늘 대부분의 참여자들 생각이 총재의 비둘기적인 멘트나 소수의견이 나와서 시장이 강해지면 정리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시장 포지션은 다소 롱(매수)이 우세한 것 같고 연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가격 및 기간조정 양상이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시장의 인하 기대에 대한 실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권 매수를 추천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경제지표가 한은의 예상 경로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내년 초 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우리나라 통화정책이 일본을 따라가는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시장의 관심이었는데 과도한 쏠림이었던 것 같고 환율을 봤을 때 엔화대비 원화가 강한 편이지 나머지 통화에 비해서는 원화가 더 약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상쇄되는 부분이 있으니 엔저에 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생각하며 국내경기도 개선될 것으로 판단돼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려야할 개연성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다만 현재 지표가 좋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당분간 금리가 올라봐야 얼마나 오르겠냐고 생각하면서 매수 포지션을 잡고 있어도 나쁜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 내용은 보다 중립기조가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적어도 연말까지 채권시장은 실제 경제지표 개선이 얼마나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를 따지면서 조심스러운 행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에도 국내외 경기개선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2015년 1분기에는 인하 기대감이 살아날 것"이라며 "국내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있어 채권매수가 조심스럽겠으나, 레벨부담을 해소한 현 영역부터는 만장일치 동결의 충격을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