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관전포인트, "걱정 오버할것 없다"
[뉴스핌=홍승훈 김양섭 이에라 백현지 이준영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이번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결정이 국내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일단 예상된 시나리오(양적완화 종료, 시기를 둔 금리인상)일 경우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미 시장에 관련 이슈가 상당부분 녹아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조기 금리인상론도 간간히 나오고 있지만 지금껏 미국 FRB(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시장과의 소통방식을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관측이 높다.
또 성명서에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더라도 미국경제의 체력이 그만큼 회복됐다는 의미에서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이럴 경우 유럽과 중국,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쪽으로 시장관심이 크게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 QE종료 확실시...이후 주목할 부분은
6년여에 걸쳐 세 차례 이어졌던 미국 양적완화(QE) 정책의 종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미국경제가 진통제 투약없이 살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관건은 금리인상 시기다. 사실 향후 닥칠 수 있는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선 현재 미국의 제로금리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일본과 유럽이 보다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하는 동안 미국 경제는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금리인상 카드가 불가피해졌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인상시기를 내년 2분기께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내년 2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한 이들이 52%에 달했다.
남동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CIO는 "조기 금리인상 주장이 있을 수 있는데 이처럼 QE 종료가 큰 일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오버"라며 "진통제를 중단할만큼 미국경제가 체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로 금리인상 여부를 두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도 낮게 봤다.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FRB가 시장과 소통하는 기존 방식을 감안할 때 급격한 혼란을 야기한 적은 없었다. 깜짝 선물은 있었지만 결정적인 충격을 줬던 의사결정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미국이 글로벌시장에 대혼란을 야기하는 트리거 역할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고 예상했다.
이보다는 내일 새벽 발표될 QE종료 이후 주목할 부분을 강조했다. 남동우 CIO는 "돈을 풀어도 인플레가 나타나지 않는 미국의 경기 확산이 구조적으로 가능한지 여부, 중국 구조조정 이후 연착륙 가능성 등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QE종료이후 시장 관심의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정책으로 틀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서 대표는 "전세계 기축통화 발행국이 돈 풀기를 끝내겠다고 하니 장기관점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타이트해지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다른 중앙은행, 즉 유럽 중국 일본 등의 유동성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통화정책을 살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한계기업 위험 상승… 금리인상기 증시호황 전례 기억"
미국 정책 변화에 따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돌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은 없을까. 우선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서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QE종료 이슈가 시장에 반영돼 있지만 장기관점에선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경기가 좋지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긴축정책을 쓰면 외환시장이 꿈틀댈 수 있다"며 "그렇다고 브라질이나 인도처럼 우리가 금리인상 기조로 서둘러 가면 기업들의 조달코스트가 높아지고 수출이 매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한계기업들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유로존을 제외한 선진국이 신흥국보다 경기상황이나 통화가치가 우위에 있다"며 "때문에 포스트 QE 상황에선 신흥국에 대한 투자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점에서 주식투자 관점 역시 당장 수혜 혹은 피해업종 및 종목을 꼽는데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선 IT나 자동차 등 소비재, 혹은 배당주 수혜 가능성을 예상하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판단하기 섣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 CIO는 "중국 성장률이 떨어졌고 유럽과 일본 등도 좋지 않다. 미국이 올라오지만 3%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선 안정적인 성장이 보장된 기업들, 실적과 성장성이 있어 최근 주목받는 기업들의 차별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현재 국내 산업패러다임이 바뀌는 국면이란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QE 종료와 관련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금리인상기에 주식시장은 대부분 호황(금리인상=경기개선)이 있어왔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