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27일 행추위 거쳐 확정…SC은행 사상 첫 한국인 행장
[뉴스핌=김연순 기자] 국내 대표적인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행장으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기업금융그룹장)과 박종복 SC은행 부행장이 각각 내정됐다.
한국씨티은행은 하영구 행장이 지난 14일 KB금융 차기 회장에 도전하며 자진 사퇴키로 하면서 후임 인선이 진행됐고, SC은행은 아제이 콴왈(Ajay Kanwal) 행장이 6개월 만에 전격 교체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행장이 임명된다.
◆ 씨티은행 박진회 부행장 27일 최종 확정…노조 '출근저지'
한국씨티은행 박진회 수석부행장 |
하영구 행장은 지난 24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후계자 양성제도에 맞춰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차기 행장으로) 누가 가장 적절한지에 대해 수시로 검토를 한다"면서 "27일 차기 행장이 확정되는데 박진회 부행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하 행장은 최근 홍콩을 방문해 씨티은행 아태그룹 CEO와 함께 박 수석부행장의 행장 선임을 논의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날 행추위에서 박 부행장이 추천되면 곧바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차례로 열고 행장 인선 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박 수석부행장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한국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한 뒤 자금담당본부장, 한미은행 기업금융본부장 등을 지냈다.
하 행장과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인 박 수석부행장은 2002년 씨티은행 부행장으로 임명돼 하 행장과 14년간 호흡을 맞춰왔다. 2007년부터는 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장을 맡고 있다.
한편, 박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되자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내부 직원 게시판을 통해 반대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씨티은행 로비에서 박 부행장의 출근을 저지했다.
김영준 노조위원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차기 행장은 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박 부행장은 리더십이 검증된 것이 없다"며 행장 반대 이유를 전했다.
◆ SC은행 첫 한국인 행장에 박종복 부행장
한국SC은행 박종복 부행장 |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SC본사에서 차기 행장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박종복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최종 선임되면 SC가 한국에 진출한 이래 최초로 선임되는 한국인 행장이 된다.
한국SC은행은 한국인 행장 임명 계획에 대해 "현지화 경영을 강화하고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후임 행장 인선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SC은행 관계자는 "(차기 행장은) 본사에서 진행을 해서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치는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과 절차는 알 수 없다"면서도 "(박종복 부행장은) 제일은행 때부터 시작해서 SC은행에서 가장 오래동안 근무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박 부행장은 청주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했다. 제일은행이 SC그룹에 인수된 뒤 강남지역 PB본부장, 소매사업본부장 소매사업1본부 상무, 프리미엄 사업부 상무, 소매채널사업본부 전무 등을 지냈다.
한편 아제이 칸왈 현 한국SC은행장은 한국에 남아 동북아시아 지역 총괄 대표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
한국SC은행 관계자는 "동북아시아 지역 총괄본부를 한국에서 전면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라며 "동북아시아 지역 총괄본부와 국내 은행장을 분리하고 칸왈 행장은 동북아지역 총괄대표 직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칸완 행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인력 구조조정 및 소매금융 축소와 관련한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SC은행은 한국 금융업계 최대의 외국인 직접 투자자로서 앞으로도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등 한국의 핵심 사업 부문을 지속적으로 영위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