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도입, 대기업에 97% 집중돼
[뉴스핌=송주오 기자] 무역보험공사(무보)의 재판매보험이 대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고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보험률은 낮게 책정돼 특혜성 시비가 일고 있다.
전순옥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은 무보로부터 제출받은 '해외지사 재판매보험 상위10대 업체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해외지사 재판매보험 인수총액의 96%는 상위 10대 대기업에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해외지사별 재판매 보험(이하 재판매 보험)은 국내기업 해외법인의 판매대금 미회수 위험을 무역보험공사가 국내본사와 보험계약 체결을 통해 담보해주는 제도다.
무보는 대기업 해외법인 소재 국가에서 직접 신용보험 영업을 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없기 때문에 국내본사를 경유하는 다단계 간접계약을 통해 재판매 보험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보험계약의 실질거래는 현지법인과 수입업자 간 판매대금 미회수 담보이기 때문에 외국 신용보험사가 언제든지 역외보험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있다.
전순옥 의원은 이와 관련 "현재 전체 수출 중 중소기업 비중은 19%인데 비해, 무보의 중소기업 지원 비중은 단기수출보험의 7%에 불과하다"면서 "재판매보험 인수비중이 공사 단기수출보험 인수총액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큰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매보험은 역외금융 문제가 내재돼 있고 대기업본사와 현지법인의 내부거래로 법인세 탈세나 해외자금세탁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보의 재판매보험 인수액은 2008년 32조원에서 2013년 88조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3년 기준 상위10대 대기업의 인수액이 전체의 96%인 84조원으로 사실상 대기업 해외법인을 위한 특혜성 상품이다. 특히 상위1위부터 6위까지 모두 IT 대기업들로 인수총액의 93%를 차지한다. 반면 해외법인을 통한 대외거래 비중이 미미한 중소기업의 활용실적은 전무하다.
재판매보험 인수액의 8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다른 대기업보다 사고율은 높고 보험료율은 낮게 책정됐다. 최근 5년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고율은 각각 0.09%, 0.1%에 이른 반면 다른 대기업들은 0.064%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기준 삼성전자의 경우 북미와 서유럽 비중은 27%, LG전자는 3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수입업체의 신용도가 낮은 지역들이기 때문인 것으로 전 의원 측은 분석했다.
반면 두 기업에 대한 보험료율은 다른 대기업보다 3~10% 저렴하다. 중소기업에 대한 단기수출보험 보험료율에 비해서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삼성전자(91%)와 LG전자(134.4%)의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 claims ratio)은 다른 대기업 평균 손해율에 비해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3대 신용보험사는 손해율을 5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판매, 영업, 관리 등 사업비율(expense ratio)이 30% 수준이기 때문이다.
높은 사고율에도 불구하고 특정 대기업에 낮은 보험료율을 적용해 보험료율 결정의 형평성도 상실하고 기금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연간 100조원에 달하는 재판매보험은 2009~2010년 대규모 손해(1841억원)에서 보듯, 금융위기가 재발하면 언제든지 대규모 보험금 지급 우려가 상존한다.
전 의원은 "해외법인을 둔 글로벌 대기업만을 위한 특혜성 상품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기업에 대한 인수비중이 전체의 80%를 넘는다"면서"글로벌 대기업의 해외생산 및 판매법인의 리스크까지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무역보험공사가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보에 1조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됐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특혜성 보험료율을 현실화하고, 중소기업 수출보험 지원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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