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대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도네츠크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그곳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유인 동시에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중재로 전쟁 종식과 평화 구축을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도네츠크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극명해 난항을 겪고 있다.
러시아 군은 현재 도네츠크주(州)의 약 78%를 점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군은 나머지 22% 지역에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NYT는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곧 3자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한 가지 핵심 쟁점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며 "그것은 바로 도네츠크 지역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상원 청문회에서 "도네츠크 문제는 평화 협상에서 마지막 남은 과제이자 아직 건너지 못한 다리"라고 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 전 지역을 넘겨주든가 강제로 점령당할 때까지 공격을 받든가 선택을 하라고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그토록 도네츠크에 집착하는 이유는 도네츠크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이 상징적인 중요성을 갖기 때문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돈바스 지역 내 친러 무장 반군 세력을 지원했다. 친러 세력의 무장 투쟁은 도네츠크 핵심 도시 중 하나인 슬로비얀스크에서 시작됐고, 러시아에서는 이 도시를 '러시아의 봄'의 발상지로 묘사했다.
러시아 군은 현재 돈바스를 구성하는 두 개의 주 중에서 루한스크는 100% 점령했고, 도네츠크는 80%에 조금 못 미치는 영토를 장악했다. 또 인근의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도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협상에서 헤르손과 자포리자 지역 점령지를 돌려줄 수 있다고 하면서도 도네츠크는 모든 지역을 자신들에게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NYT는 "도네츠크의 모든 지역을 장악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 승리라는 서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카네기 유라시아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예프 소장은 "무역으로 얻지 못한 것을 협상 테이블에서 얻어낼 수 있다면 누가 전쟁에서 승리했고 전쟁 종식 조건을 결정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이 지역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강력한 정치 지지 기반 중 하나인 민족주의 진영으로부터 "그러면 왜 전쟁을 시작한 것이냐"는 거센 반발과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도네츠크의 북서부를 중심으로 한 방어지역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도네츠크 서부 지역에 '철통 같은' 요새 벨트(Fortress Belt)를 구축해 놓고 있다.
슬로비얀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 드루즈키우카, 콘스티안티니우카 등 4개 주요 도시와 여러 마을로 이뤄진 50㎞ 길이의 지역이다.
지난 2014년 크림반도 불법 병합과 돈바스 전투가 시작된 이후 2022년 러시아의 침공 때까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세력은 치열하게 싸웠다. 8년 간 양쪽에서 1만4000명 이상이 죽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전투에서 요새 벨트 지역의 4개 도시 등을 탈환한 뒤 요새화를 시작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기습 침략 이후 슬로비얀스크 점령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크라마토르스크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병참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 곳을 점령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인나 측은 "러시아가 이곳을 차지하면 향후 우크라이나 중부 지역 쪽으로 거침없이 침략을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코 러시아에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전쟁을 끝내기 위해 타협할 준비가 돼 있지만 영토 문제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