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등 3곳 개설 움직임…금거래가 영향 미칠 수도
[뉴스핌=주명호 기자] 아시아 내 금거래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를 포함해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금수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금거래 허브 조성이 거래량을 촉진시켜 금가격 움직임에 새로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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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사진 : AP/뉴시스] |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세 곳의 금거래 허브가 독립적으로 출범됐거나 출범을 준비 중이다.
중국은 지난 9월 상하이 자유무역구역(FTZ)에 위안화로 거래 및 결제가 이루어지는 상하이금거래소(SGE)를 개설했다. 싱가포르도 지난주 독자적인 거래 창구를 올해 말까지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을 운영 중인 미국 CME그룹도 홍콩에 달러화 거래·결제 방식의 금거래소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전 세계 금수요 중 3분의 2는 아시아에서 나온다. 이 가운데 가장 금을 사랑하는 국가는 단연 중국과 인도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금수요는 5년 전 대비 160% 늘어난 1275t(톤)으로 역대 최고량을 기록했다. 인도 금수요 또한 같은 기간 50% 늘어난 975t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금거래는 대부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이뤄져왔다. 이로 인해 런던 거래가가 금가격의 기준이 돼 왔는데, 아시아에 조성될 금거래소들이 충분한 수의 투자자들을 끌게 된다면 이들 거래소가 금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SJ는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시아가 런던을 밀어내고 금거래 중심지가 되는 일은 아직까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중국의 금수출 금지 규정 때문이다. 중국은 내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금의 수출을 금하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이 런던보다 높을 시 금이 유입될 수는 있지만 반대로 움직이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불리언캐피탈닷컴의 라이언 케이스 수석은 "런던 외 지역에서 금 거래가격 기준(benchmark)을 설정하려는 중국의 야망은 이런 규제로 인해 가로막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아시아 내에서 자체적으로 금거래 가격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은 있었는나 성공에 이르진 못했다. 2010년 싱가포르거래소가 여기에 뛰어들었지만 투자자들을 끌지 못해 결국 사업을 접고 말았다.
다만 최근 런던에서 벌어진 금가격 조작 사건으로 신뢰성이 타격을 입으면서 아시아에 기회가 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스는 실물 금가격을 조작해온 것이 발각돼 4400만달러(약 470억원)의 벌금형을 부과 받았다. 에버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가프니 시장 투자전략가는 "최근 런던의 가격조작 스캔들로 중국은 투명한 거래 메커니즘 운영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