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모기지 대출 연장 거절 당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금융위기 이후 감독 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사실이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통해 새삼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연초까지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이었던 버냉키 전 의장이 주택 모기지 리파이낸싱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2일(현지시각) 시카고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버냉키 의장이 직접 털어놓으면서 알려졌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출처:AP/뉴시스] |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 “최근 주택 모기지 대출을 연장하려 했으나 은행으로부터 거절을 당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이 자신이 대출 연장 부적격자라고 털어놓자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모기지 대출이 얼마나 까다로운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이는 주택시장 회복에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2000년대 중반 주택 시장 버블이 느슨한 대출 조건과 저금리에 따른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버냉키 전 의장 당시 정책자들은 이를 조이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은행권이 지나치게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버냉키 전 의장의 진단이다.
그는 “은행권이 모기지 대출 요건을 다소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게 운용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은 특히 이 부분을 조율하지 않은 영역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정책자들과 투자자들은 주택시장의 회복이 꺾일 경우 내수 경기를 필두로 전반적인 경제 성장이 주춤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9만9700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버냉키 전 의장은 연초 연준을 떠날 당시 110만~230만달러의 자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