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빈부 격차 주식시장서도 두드러져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인의 주식 보유가 18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2009년 3월 저점 이후 장기 강세장이 투자자들 사이에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랠리라는 평가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이와 함께 미국 부유층의 주식 보유량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웠다. 금융위기 이후 빈부격차가 주식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른바 ‘개미’들에게 가장 일반적인 투자 자산으로 통하는 주식이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9일(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Fed)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미국인 가운데 직간접적으로 주식을 보유한 이들이 48.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5년 40.5%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펀드와 퇴직연금인 401K 등 간접 투자를 제외하고 주식에 직접 투자한 미국인의 비중이 1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1년 21%에서 가파르게 하락한 수치다.
반면 미국 고액 자산가들의 주식 보유는 오히려 늘어났다. 미국 자산 규모 상위 10%권에 해당하는 슈퍼 부자 가운데 주식을 보유한 이들은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산 규모 하위 40% 인구 가운데 주식 보유자가 26%에 그친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주식시장의 빈부격차는 투자자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한 보유 비중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뉴욕대학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순자산 규모 상위 10%에 해당하는 자산가가 직간접적으로 전체 주식의 81%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의 에드워드 울크 경제학 교수는 2013년 수치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고액 자산가의 주식 보유 비중이 2010년보다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인의 주식 보유는 2001년을 정점으로 완만한 감소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며 “자산 규모 상위 10%와 나머지 90%의 보유량 간극은 점차 더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가치의 중간값은 2010년 22만8000달러에서 지난해 26만9000달러로 18%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