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윤지혜 기자] 5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 종가보다 5.20원 오른 1024.20원에 마감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자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국내 시장참여자들 사이에서도 롱(환율 상승 베팅)심리가 강화된 영향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00원 오른 1022.00원에 개장했다. 전날 역외시장에서는 ECB가 기존의 0.15%에서 0.05%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며 유로화가 1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역외시장에서 롱 베팅이 이어지며 매수세가 따라붙었다.
오전 중에는 개장가에서 1원 가량 높여 1023원선에서 머물렀다. 이월된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나오며 상승폭을 제한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오 무렵 최경환 부총리가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로존의 인하나 미국 금리 방향 등 면밀히 점검하면서 우리도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한다"고 언급하자 환율이 급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시장참여자들은 최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이번 달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점심 이후 한층 강화된 롱 플레이로 환율은 1025원을 돌파한 후 1027.30원에서 고점을 형성했다. 이후 환율은 네고물량이 나오며 소폭 내렸고, 참여자들도 추석 연휴를 의식하며 1024원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저가는 1022.00원을 나타냈다.
A은행의 한 딜러는 "이번 주 내내 역외시장 롱베팅이 있었기 때문에 ECB같은 재료가 나오면 롱심리가 강화될 수 있다"며 "월말에 이어 이월 네고물량이 있을 수 있는 시기지만 생각보다 네고물량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적으로 상승 기대감이 있다보니까 계속 상승시도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딜러는 "사실 ECB가 직접적으로 환시에 상승 재료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수급면에서 봤을 때는 (달러)매도가 우위"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오늘 플레이어들이 숏보다는 롱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고, 사실 오늘 과매수인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주 환율에 대해 "추석동안 별다른 이벤트가 없고 휴장기간이 길다보니 다시 오늘 상승폭을 되돌릴 수도 있겠다"며 "한국시간으로 오늘 밤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결과에 역외시장의 변동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