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손에 완전히 넘어가… 보고-LG 소송전은 '별개' 문제
[뉴스핌=한기진 기자] LG실트론에 대한 공개 매각이 다음 주 중에 공식 결정될 예정이다. 지분 49%를 인수한 보고펀드 SPC 1호가 인수금융 대출금과 이자를 만기일은 25일까지 갚지 못하자 인수금융을 제공한 채권단이 매각을 결정하고 해당 절차에 착수했다. 이 같은 결정에도 보고펀드 SPC 1호가 '파산'까지는 가지 않을 전망이다.
보고펀드 1호는 2007년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하면서 지분 29.6%는 10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 조달했다. 나머지 19.4%는 에쿼티(equity) 투자자들이 펀드에 직접 투자했다.
25일 현재 기준 잔액은 우리은행 950억원, 하나은행 4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줬고 KT 캐피탈•KDB캐피탈•농협캐피탈 등 10개 금융사 등 총 대출금이 3900억원이다. 에쿼티 투자자는 3180억원을 투자하는 등 보고펀드1호가 7080억원을 투자했다.
LG실트론이 문제가 된 이유는 오늘 인수금융의 원금과 대출이자의 만기가 도래했는데, 보고펀드1호가 갚지 못해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대출회수 절차에 착수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오는 28일(월) LG실트론에 기한이익상실을 통보할 예정이고 곧바로 매각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LG실트론이 채무상환에 실패했기 때문에 지분을 담보로 대출해준 채권단은 당연히 채권회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채권단은 이미 LG실트론에 대한 만기 연장이나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보고펀드 측에 통보했다. 회사의 경영상황이 불투명하고 지분 51%를 가진 주식회사 LG와 특수관계자들이 추가 대출 보증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고펀드는 LG실트론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 LG측을 압박했고, 결국 실패하자 양측이 법정 공방을 벌이는 것이다.
보고펀드와 LG측의 법적공방의 결과와 관계없이 LG실트론의 운명은 채권단의 손에 쥐어졌다. 양측의 다툼은 채무상환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채권단은 담보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어서다.
다음 주 중 보고펀드가 채권단에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지만,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추가지원 등을 논의할 수 있지만 에쿼티 투자자는 당연히 거부할 것이고 채권단은 LG실트론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매각'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고펀드 1호가 해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그 실현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보고펀드 1호는 LG실트론외에 동양생명 등에 투자했고 만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