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에 이석준(55) 기획재정부 2차관이 임명된 뒤 미래부 내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다. 당초 미래부 내부 승진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기재부 출신이 오면서 곳곳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부처별 차관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석준 기재부 제2차관을 미래부 제1차관으로 임명했다. 행시26기로 공직에 입문한 이 차관은 기획재정부 성과관리심의관 행정예산심의관 경제예산심의관 정책조정국장 예산실장 등을 거친 예산 전문가로 평가되고 있다.
'예산통'인 이 차관은 미래부가 집행하는 연구개발(R&D) 관련 예산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낙점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공직기간 중 과학기술 정책을 다뤄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1차관은 미래부의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이다. 그만큼 전문성이 요구되는 곳이다. 전임 이상목 차관이 과기처의 정통 과학관료 출신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계 뿐만 아니라 미래부 내에서 당혹해 하고 있다. 당초 미래부는 내부에서 차관승진 기대감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미래부 한 관계자는 "조직논리상 내부에서 승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인사권자의 권한인 만큼 불만을 제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미래부 관계자는 "설마가 현실이 돼 뭐라고 말하기 그렇다"며 "내부 승진을 통한 자연스러운 자리 이동이 가장 좋은 그림이나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특히 행시 26기인 이 차관이 미래부 1차관으로 오면서 1급 실장급 후속인사 가능성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미래부 1급 실장은 행시 25기(1명)과 26기(1명) 27기(1명) 29기(1명) 등으로 되고 있다. 이 차관 기준으로 볼 때 행시 선배 1명과 동기 1명 그리고 후배 2명이 실장급에 포진되어 있다.
행정조직은 검찰조직과 달리 후배나 동기가 상사가 됐다고 해서 모두 나가는 것은 아니다. 또 관피아 논란 이후 고위공무원 출신들이 갈 곳이 없다는 점도 때문에 선배 공직자들에게 용퇴를 종용하기도 그렇다.
관피아 논란 이전에는 고위공무원이 갈 곳이 있어 자연스레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미래부의 실장급이나 국장급 인사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미래부 관계자는 "행정조직은 검찰청과 달리 동기나 후배가 위로 오더라도 모두 옷을 벗고 나가는 분위기는 아니라"며 "다만 일부의 경우 개인성향에 따라 용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미래부 실국장급 인사 폭 역시 향후 조직과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인사규모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