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고 추락했다는 소식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가 강한 상승 흐름을 탔다.
엔화는 특히 유로화에 대해 5개월래 최고치로 뛰었다.
17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가 0.02% 소폭 오른 1.3528달러에 거래됐고, 달러/엔이 0.46% 떨어진 101.20엔을 나타냈다.
유로/엔 역시 0.43% 하락한 136.92엔으로, 엔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0.04% 소폭 하락한 80.51에 거래됐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승객 280명과 승무원 15명이 탑승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러시아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에서 추락했다.
탑승자는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분리주의자와 정부군 간에 과격한 교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군들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여객기가 격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확산, 엔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화에 대해 4개월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 역시 루블화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달러화에 대해 루블화는 장중 2.4%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3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파비안 엘리어슨 외환 영업 헤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심리가 강하다”며 “당분간 엔화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세바스틴 갈리 외환 전략가 역시 “유로존과 러시아 사이의 정치적 마찰과 함께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며 “엔화와 달러화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브라질 헤알화가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에 따라 1% 가까이 미끄러졌고, 뉴질랜드 달러화 역시 0.2% 하락해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오랜 하락이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주택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고용 지표는 호조를 지속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주택착공 건수가 전월에 비해 9.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착공 건수는 89만3000건으로, 시장 전망치인 102만건을 크게 밑돌았다.
착공 건수가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데 따라 주택 경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반면 고용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000건 감소한 30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31만건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