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 "소형주 중심 단기 차익 실현 나서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 버블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브레이크 없는 주가 상승에 경계감을 드러내 주목된다.
연준 정책자들이 자산 버블을 경고하는 일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 데다 옐런 의장 역시 최근까지 뉴욕증시가 버블 영역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집했다.
이번 발언에 시장의 시선이 모아진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사진:AP/뉴시스) |
15일(현지시각) 옐런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소셜 미디어와 바이오테크를 중심으로 모멘텀 종목의 주가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중소형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구체적인 섹터를 지목한 이날 발언은 지금까지 옐런 의장의 증시 관련 발언과 크게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연준 의장 지명자 청문회에서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버블 영역이 아니라고 주장한 데 이어 그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까지 주가 버블 위험을 지적하는 질문에 느긋한 입장을 유지했다.
전통적인 주가 밸류에이션 잣대인 주가수익률(PER)을 기준으로 볼 때 증시가 정상적인 범위에 속해 있고, 주식 투자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
이날 증언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옐런 의장은 채권시장의 리스크도 부각시켰다. 주식 뿐 아니라 회사채 스프레드와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리꽂혔고,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과 레버리지론이 활황을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회사채 발행 기준 역시 느슨해졌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정 자산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크게 높아졌다는 옐런 의장의 발언에 시장 전문가들은 다소 놀랍다는 표정이다.
특히 고용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경우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자리에서 자산 버블 리스크를 경고한 것은 평소 입장과 크게 달라졌다는 반응이다.
BTIG의 대니얼 그린호스 전략가는 “연준 정책자가 특정 자산시장을 꼬집으며 고평가됐다는 평가를 내놓을 때는 일단 보유한 주식을 팔고 발언에 대한 해석은 그 뒤에 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옐런 의장이 특정 섹터의 주가 고평가를 주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다만, 2000년 닷컴 버블과 이어 나타난 주택 버블 당시 연준은 밸류에이션 고평가를 지적한 바 있다”고 말했다.
오펜하이머 애셋 매니지먼트의 아리 왈드 기술적 분석가는 “단기적으로 중소형 종목에 하락 베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고평가된 것으로 입을 모으는 러셀2000 관련 종목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증시는 옐런의 발언 이후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였다. 장중 다우존스 지수가 1만7006까지 밀렸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각각 0.6%와 0.3%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