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인사 지연에 따른 고육책…"원샷 인사 맞아"
[뉴스핌=노희준 기자] IBK기업은행이 하반기 정기인사와 관련, 영업점 단위의 '원샷 인사(일괄인사)'를 우선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종의 '2단계 원샷 인사'를 하는 방안이다.
자회사 인사에 발목이 잡혀 자칫 인사 지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8일 기업은행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한 번에 인사를 다 하려고 한다. 자회사 인사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정부에서 (자회사 인사가) 늦어지면 (인사를) 분리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기업은행 인사부는 올해 정기 인사(1월, 7월)를 앞두고 보통 이달 중순에 실시하던 하반기 인사를 이달 중순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직원들에게 알렸다.
이는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자산운용, IBK연금보험, IBK투자증권 등 3개 회사 대표이사 인사가 청와대 인사 검증이 길어지면서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타공공기관인 기업은행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에는 청와대 검증이 필요하다.
대개 이런 자리에는 은행 부행장이 이동하기 때문에 위에서부터 차례로 인사가 이뤄져야 전체 인사가 일괄적으로 단행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원샷 인사가 반드시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루에 인사를 단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기업은행 측 설명이다. 특히 은행의 주된 부서인 영업점 단위의 일괄인사를 진행하면 그것이 '원샷 인사'라는 것이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자회사 인사가 꼭 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회사 인사는 자회사 인사고 어차피 은행은 영업이 주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행장 자리는 지점장에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업을 대상으로 전체 인사가 이뤄지면 그게 원샷 인사고 몇몇 인사가 안 됐다고 해서 원샷 인사가 안 이뤄졌다고 보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권선주 행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첫 인사를 단행하면서 수석부행장(전무이사)과 부행장 등 임원인사는 빼고 지역본부장 이하를 대상으로 일괄인사를 시행한 바 있다. 이때도 '원샷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늦어도 다음 주 말까지는 최소한 영업점 단위의 인사는 일괄적으로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주말이면 지점장 인사에 필요한 영업점 경영실적평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기업은행이 이 같은 '2단계 원샷 인사'에 나서는 것은 외적 요인으로 인사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영업에 주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앞의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은 많이 늦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에서는 영업이 중요한데 계속 (자회사 인사를)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느냐"라며 "적정한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초 인사에서 수석부행장(전무이사)과 부행장 등 임원인사는 빠지고 원샷 인사가 이뤄진 것도 '청와대발(發)' 인사 지연 영향이 컸다. 수석부행장은 기업은행장 제청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명하지만, 청와대 검증이 이뤄진다.
또 다른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사시점이) 이번 주나 다음 주 모두 느리고 빠른 게 아니다"라며 "보통 (7월)둘째 주 셋째 주 즈음에 인사해 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