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제약 IT 기업 홍콩 상장 러시
[뉴스핌=김영훈 기자] 홍콩 항셍지수가 5월 이후 5% 가량 오른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홍콩 증시 기업공개(IPO) 붐이 재현되고 있다.
25일 환추왕은 부동산, 제약, IT 등 분야의 중국업체들이 홍콩 상장을 추진 중이거나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홍콩 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딩후이(CDH캐피탈), 중신(Citic), 신톈이(New Horizon 캐피탈) 등의 사모펀드회사가 지분을 소유하고 루예(綠葉)제약그룹이 홍콩 IPO를 계획하고 있다. IPO 규모는 약 7억6400만달러다. 이는 최근 몇 주 동안 이뤄진 홍콩 IPO 가운데 최대 규모다. 싱가포르 거래소에 상장됐었던 이 회사는 지난 2012년에 상장 폐지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 톈거후둥(Tian Ge Interactive Holdings Ltd)과 베이징의 부동산업체인 궈루이(國瑞)가 IPO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톈거후둥은 2억800만달러, 궈루이는 2억4200만달러의 자금을 각각 모집할 예정이다.
톈거후둥은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이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에 상장된 IT업체 치루이360, 펀드매니지먼트사인 시징(西京), 홍콩 타운 헬스 인터네셔날 메티컬 그룹 등을 투자자로 이미 확보했다.
환추왕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는 궈루이 외에 다른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들도 대거 홍콩 상장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인 완커(萬科)가 대표적으로 최근 홍콩 상장 계획을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돈육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푸드를 인수해 세계 최대 육가공업체로 떠오른 완저우(萬洲)그룹이 홍콩 IPO를 시도했으나 좌절된 바 있다.
완저우그룹의 본래 회사명은 솽후이(雙匯)였으나 스미스필드푸드를 인수한 후 회사 이름을 바꿨다. 당시 완저우는 53억달러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투자 수요 부족으로 취소됐다.
만약 완저우가 IPO에 성공했다면 홍콩 증시에서 크래프트 푸드에 이은 두 번째로 큰 식품업체 IPO로 기록될 뻔 했다.
이번에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루예제약의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딩후이가 완저우이 최대 주주다.
하지만 홍콩 증시는 5월초 이후 지금까지 5% 가량 상승하며 호전되고 있다. 5월 이후 홍콩 증시에 상장한 11개 기업 가운데 2곳만 공모가보다 주가가 떨어지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들은 국영 열차 제조업체인 중궈베이처(中國北車〮CNR)와 항구 운영기업인 칭다오강(靑島港) 등으로 주가가 발행가보다 각각 1.9%와 5.9% 떨어졌다.
반면 5월 이전에 홍콩 증시에 상륙한 업체들은 주가가 대폭 하락해 큰 대조를 보인다. 강덩(港燈)전력은 공모가보다 3.5%가 하락했으며 중궈광다(中國光大) 은행 역시 11.3% 떨어졌다. 강덩전력은 아시아 최고 부호 리자청 소유의 전력 투자회사로, 지난 1월 IPO 규모 31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글로벌 증시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로 다시 몰리는 것과 관련해 홍콩 유다자산관리(Amicus Asset)의 슝리핑 이사는 “거품을 뺀 적정한 공모가를 책정하면서 수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일 거래를 시작한 중국화공업체 톈허(天合)화공그룹의 경우 적정가보다 낮은 공모가로 6억5400억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