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 편입 좌절했지만, 내년엔 부담될 수도
[뉴스핌=정경환 기자] 우리나라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에 다시 실패했다. 예비 후보에서도 빠졌기 때문에 당분간 신흥시장 분류군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결과는 이미 예견된 이슈라 증시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 시각) MSCI는 한국의 신흥시장 지위를 유지키로 하는 연례 시장 분류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선진국지수 진입에 6번째 고배를 마시게 됐다.
한국 시장은 경제발전, 시장규모 및 유동성 등 선진시장으로서의 요건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지만 글로벌투자자의 시장접근성을 저해하는 외환자유화나 외국인 등록제도 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점이 편입 불발의 주된 이유였다.
특히, 한국은 2009년 선진지수 편입 관찰 대상국에 선정됐지만 시장접근성 저해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의미있는 개선사항이 없어 관찰 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중국 본토증시가 신흥국에 편입되기 전에 한국 시장이 선진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판단했다.
이날 발표에서 MSCI는 중국 본토 증시 A주에 대해 신흥시장에 편입하지 않고 내년에 편입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록 국내증시의 선진지수 편입 기대가 무위로 그쳤지만, 이로 인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충분히 예상됐던 바이기 때문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선진국 승격 실패는 당초 예상했던 결과다. 규제완화 쟁점으로 인한 승격 실패가 수 년간 지속되었기 때문에, 이번 워치 리스트(Watch List) 탈락에 부정적으로 반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회복의 가속화와 국제금융시장 안정 등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 등 이런 이유로 이미 대부분의 해외투자자들은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중국 역시 신흥지수 편입에 실패한 것이 오히려 우리에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의 편입이 지연됨에 따라 그만큼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대만, 중국의 편입 불발 모두 예상과 다르지 않아 시장 영향은 중립적이다"면서도 "오히려 중국 A주 편입 지연에 따른 안도감이 긍정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A 증시의 이머징 승격 실패는 한국증시에 직접적인 수혜를 주지는 않지만, 한국 투자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는 점에서 시장 센티멘트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서상영 우리투자증 동수원WMC 차장은 "만약 우리가 선진시장에 편입된다면 2010년 선진지수에 편입된 이스라엘이 신흥지수 추종하는 매물이 쏟아지고 선진지수 편입 추종매수세는 크지 않아 단기간에 하락했듯 우리시장도 우려감이 있었다"며 "우리는 그대로고 중국이 신흥시장에 편입되는 것 또한 중국시장 매수를 위한 매도량이 이어질수 있어 단기 수급적인 부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