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선호 심리 우려에 투자자들 '연준이 초래한 결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실종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자들이 불안한 심기를 드러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시장 상황이 지나친 리스크 선호심리에서 비롯됐을 여지가 높고, 투자심리가 급변하면서 금융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진:AP/뉴시스) |
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3일 기준 11.87을 기록했다. VIX는 74주 연속 역사적 평균치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전에도 볼 수 없었던 기록이다.
연초 이후 S&P500 지수는 4% 이상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해 30% 뛴 데 이어 버블 논란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뉴욕증시는 20011년 하반기 이후 10% 이상의 조정을 겪은 일이 전무하다. 월가의 비관론자들 사이에 폭락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지만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달러화 표시 정크본드 발행액이 366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동시에 금융위기 이전의 두 배에 이른 것도 리스크 선호 심리를 드러내는 단적인 예에 해당한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최고투자전략가는 “고객들이 주식 투자 리스크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시장은 버블에 안주하는 상황으로 보이며, 악재가 발생할 경우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는 연준 정책자들도 마찬가지다. 뉴욕 연준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낮다”며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안도하는 것으로 보여 다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극심하게 낮은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적정 수준보다 더 높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달라스 연준은행의 리처드 피셔 총재도 “변동성이 지금과 같이 현저하게 낮은 것은 결코 건강한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서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극심하게 떨어뜨린 원인을 제공한 것이 다름 아닌 연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시장 왜곡을 일으켰다는 얘기다.
BCA 리서치의 마틴 반스 이코노미스트는 “변동성 하락과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심리는 연준이 초래한 문제”라며 “제로금리를 장기간 유지해 자산 가격을 띄우는 것이 처음부터 정책자들의 의도였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