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도 첫 발행...민간 장기외채 발행 벤치마크
[뉴스핌=김민정 기자] 정부가 사상 처음 2%대 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했다. 또 처음으로 30년 만기 장기 외평채도 발행했다.
기획재정부는 4일 오전 3시30분 2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세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외평채는 올해 만기도래하는 외평채 25억달러에 대한 차환발행을 목적으로 발행됐다. 30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채권 10억달러와 10년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5000만유로(10억달러 상당) 2종류로 구성됐으며 각각 72.5bp(베이시스 포인트)와 57bp의 가산금리 수준에서 발행됐다. 발행금리는 30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채권이 4.143%, 10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이 2.125%다.
최초 30년 만기 미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금번 발행은 최초의 30년 만기 외화표시 외평채로서 민간의 초장기물 외화채권 발행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외평채 만기의 경우 20년이 최장이며 민간의 경우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발행한 30년물이 가장 길다.
이번 30년물 외평채 발행은 발행가격 및 투자자 주문규모 면에서도 성공적이라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와 국가신용등급이 유사한 칠레(109bp) 뿐만이 아니라 아시아 최우량 채권인 AAA 등급의 싱가포르 국부펀드(91bp)보다도 낮은 가산금리 수준으로 발행했다.
지난해 9월 발행한 10년 만기 미달러화 채권(4.023%)과도 금리 수준이 비슷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준금리인 미국채 30년물의 금리가 역사적 저점을 기록 중이며 최근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의 긍정적 인식으로 한국물 가산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투자자 주문규모는 발행규모보다 약 4.5배 많은 45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서 최종 가산금리도 2차례 가격조정을 통해 최초제시 가산금리보다 22.5bp나 하향조정 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뿐만 아니라 투자기간이 상대적으로 장기인 주요국 중앙은행, 국부펀드, ,글로벌 연기금•보험사 등 우량 투자자의 참여가 활발했다”고전했다.
유로화 표시 채권의 발행은 2006년 이후 8년 만이다. 정부는 이번 발행이 민간의 유로화 채권발행 여건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10년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 발행은 기존 달러화, 유로화 외평채를 통틀어 최초의 2%대 발행금리를 기록했다. 기존 외평채 최저금리는 2005년 10월 발행한 10년 만기 5억 유로 규모의 외평채(3.740%)였다.
유로화 표시 채권에 대한 주문규모는 발행규모보다 약 4배 많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상 유로화채권 발행의 경우 가산금리 조정폭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초제시 가산금리 대비 13bp 축소돼 발행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