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호주, 멕시코 등 지난 5년간 비만인구 증가
[뉴스핌=김동호 기자]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살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을 중심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과일, 야채 등 건강식품보다는 가격이 싸고 건강에 안좋은 음식 소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뉴욕에서 과체중인 두 여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
OECD 회원국 34개국 중 프랑스와 스위스, 호주, 멕시코 등은 지난 5년간 비만인구 비율이 매년 2~3%(p)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또한 교육 수준이 낮거나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비만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국가의 가정에서 식품 구매 비용을 줄이면서 과일과 야채 등 건강식품보다 싸고 건강엔 안 좋은 음식의 구매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영국에선 금융위기 이후 가계의 식품 구매 비용이 8.5% 줄어든 반면, 구입한 식품의 칼로리 밀도는 4.8% 늘어났다. 구입한 식품 100g당 포화지방 섭취는 0.08g, 당분은 0.27g, 단백질은 0.11g 늘었다.
또한 2007~2009년 미국에선 실업률이 1% 늘어날 때마다 실업 위험이 높은 저소득층 가구의 과일, 채소 소비량이 5.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빈곤층에선 신선식품 소비량이 약 20% 급감했다.
호주도 금융위기(2008~2009년)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한 사람들의 비만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2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OECD 회원국 15세 이상 성인들의 평균 비만율은 18.4%다. 이는 1980년 이전까지의 기록인 10%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멕시코, 뉴질랜드가 비만율이 30%를 넘었으며 캐나다, 호주, 칠레, 헝가리 등은 25% 이상이 비만이었다. 또한 체코, 아이슬랜드, 터키,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영국 등은 20% 이상이 비만인 반면 한국은 4.6%, 일본은 3.6%로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다.
OECD는 전체적으론 비만인구의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그렇다고 확산세가 멈춘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미켈레 체치니 OECD 건강 정책 애널리스트는 "경제 위기가 비만인구를 더욱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각국 정부는 (비만인구) 증가 추세를 멈추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