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6월 부양책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라 유로존 주변국 국채가 강세를 연출했다.
미국 국채 역시 발행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상승 흐름을 탔다.
8일(현지시각)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내린 2.621%를 나타냈고, 30년물 수익률은 3bp 가까이 상승한 3.40%를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이 2bp 가까이 하락했고, 5년물 수익률도 2bp 내렸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16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를 3.440%에 발행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3.39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응찰률 역시 2.09배로 2011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BNP 파리바의 아론 콜리 채권 전략가는 “국채 금리가 11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만큼 국채 입찰 매력이 지극히 낮은 상황”이라며 “국채 강세장 흐름이 발행 결과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에 집중됐다. 그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후 유로존 경제가 완만한 회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한편 유로화 강세에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유로화가 지나치게 강한 상승 흐름을 탄 데 따라 수입 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에 하락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유로화 강세가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내달 회의에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이 ECB의 추가 부양책 시행 여부에 집중된 가운데 구체적인 시기가 언급되자 금융시장은 이에 적극 반응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bp 하락한 1.45%로 약 1년래 최저치에 거래됐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이 9bp 급락, 2.88%에 마감했고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 역시 7bp 떨어진 2.94%를 기록해 3% 선을 하회했다.
바예리셰 란데스방크의 마리우스 데이엄 채권 전략가는 “드라기 총재는 투자자들이 부양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크레딧의 마르코 발리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내달 ECB가 부양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증폭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국채는 연초 이후 7.1%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스페인 역시 7.6%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