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통신사 사이의 갈등이 제조사로 번지고 있다. LG유플러스와 팬택은 베가 시크릿업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구두 합의했으나 팬택이 최종 협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협상 결렬의 원인을 SK텔레콤으로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전국 영업망에 베가 시크릿업 단말기 판매를 중지시켰다. 추가 협상을 통해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24일 “팬택과의 최종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단말 가격책정을 할 수 없어 베가 시크릿업에 대해 판매를 잠정 중단하며, 지속적으로 협상을 시도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금요일부터 어제까지 베가 시크릿업을 구매한 고객에게 지급된 출고가 인하 금액이 불법 보조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팬택이 출고가 인하와 재고보상 방안에 대해 이미 구두 합의를 한 이후 판매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팬택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구두상의 합의를 통해 출고가가 결정됐다는 게 LG유플러스의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업계에서 출고가 인하와 선구매 조건을 함께 협상한 사례가 단 한번도 없었던 데다 통상 구두합의를 통해 출고가 인하가 진행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출고가 인하와 선구매 조건을 동시에 협상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당사와 팬택의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협상 결렬의 배경을 SK텔레콤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요청한 선구매 물량을 SK텔레콤이 구매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팬택이 요구한 수준의 물량구매는 현재로서는 부담스럽다는 입장과 함께 최소한의 물량이라도 선구매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팬택은 당초 당사에 요청한 선구매 물량만큼 경쟁사가 구매를 해주기로 했다며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18일부터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95만4800원에서 37% 인하한 59만9500원에 판매했다. LG유플러스는 일 평균 베가 시크릿업을 300대 판매하다가 출고가 인하 후 2500대로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두상의 협상도 협상으로 봐야 한다. SK텔레콤이 구매를 약속하지 않았다면 과연 팬택이 LG유플러스와 협상을 깰 수 있었겠느냐”면서도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갈등이 제조사까지 번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