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신헌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사임하면서 롯데백화점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 사장이 롯데홈쇼핑 재직 시절 납품 비리 등의 혐의를 받고 결국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신 사장이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지 1개월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최근 신 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롯데백화점 대표이사가 이같은 고초를 겪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롯데백화점 안팎의 분위기가 침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1일 롯데백화점 등에 따르면 신 사장의 빈 자리는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이 맡게 될 예정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주로 그룹의 전략을 맡아왔지만 신 사장이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는 백화점 업무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임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불가피 해 보인다.
신 사장은 롯데그룹 내부에서 젊고 진취적인 CEO로 꼽혀왔다. 특히 소통을 강조한 그는 올 초에도 ‘5대 소통 약속’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운말 쓰기’. ‘하루 세 번 칭찬하기’, ‘퇴근 시간 30분 퇴근하기’ 등을 강조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롯데홈쇼핑의 비리가 얽히며 그간 그의 행보도 퇴색이 불가피해졌다. 임직원이 느끼는 배신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각 본부장이 내부 구성원을 다독이기 위해 각별한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백화점에게 올해는 각별한 해다. 올해 롯데백화점은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해외 백화점을 포함해 총 8개 신규점을 출점하는 등 공격적인 영토확장에 착수한 바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 역대 최다 규모다.
일정도 숨 가쁘다. 다음달 중국 선양에서는 복합몰 사업이 1차 완료되고 9월에는 롯데백화점의 베트남 첫 점포인 하노이점이 문을 연다.
아울러 다음달에는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에 명품관인 에비뉴엘이, 하반기에는 롯데몰 수원역점이 개점한다. 동부산에는 백화점·아웃렛·롯데마트까지 합쳐진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고 아웃렛의 경우 고양, 구리, 광명 등 수도권에만 3곳에서 신규 출점한다.
하지만 상황은 순조롭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최근 롯데월드타워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서울시의 인허가 문제가 불거져 이에 따라 5월 오픈 예정이었던 에비뉴엘의 오픈도 잠정 보류된 상황이다.
올해 롯데백화점이 8개점 오픈에 투자하는 비용만 약 1조2000억원 선. 이런 시기에 비리 의혹으로 수장을 내보내야 했던 롯데백화점에서는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후임 대표이사 선출을 두고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측은 “각 본부장과 부문장이 있고 이 부회장도 있는 만큼 현업에서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한달 이내 이사회가 소집돼 신 사장의 후임에 대해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