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 제거 과정…2008년직후 정리했어야"
[뉴스핌=정탁윤 기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삼성과 KT 등 대기업 구조조정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IMF때와는 규모와 방법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IMF때는 외부의 압력에 의해 일시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발적 선택이란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경기지표로만 보면 한국경제가 회복기에 있다는 것도 IMF때와는 큰 차이점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기국면을 진단한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는 2011년 상반기에 저점을 찍은 후 상승국면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의 3.0%보다 1%포인트 높은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기업들이 경기회복기에 대비해 조직 슬림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 대기업들이 IMF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DB> |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가 기업들로 하여금 더 이상 버틸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정호 연세대 교수는 "사실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어느 정도는 정리를 좀 했어야 하는데 정부가 돈을 풀어서 미봉책으로 살려주고 갔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IMF때는 이른바 '대마불사'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부가 돈을 풀어서 더 이상 기업을 살려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알아서 체중감량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무리한 인력감축은 내수활성화에 방해, 신중해야"
이 같은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선택이란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각에선 유행처럼 인력감축을 단행해 오히려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의지와도 배치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연구위원은 "일자리 창출한다고 비효율을 끌어안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그럴수도 없다"면서 "기업환경 개선을 통해 새로운 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무한경쟁체제에서 기업들이 스스로 구조조정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인력 감축 문제는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활성화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