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투자 규모 고점 대비 70% 급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대형 머니매니저들의 주택 매입 규모가 대폭 줄어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은행권 압류 주택을 중심으로 임대용 부동산을 대량 매입, 미국 주택시장 회복에 크게 힘을 실었던 ‘큰손’들이 주춤하자 시장 회복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2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이 싱글 패밀리 주택 매입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특히 애틀란타와 마이애미 등 압류 물건을 포함해 부실 자산이 대거 밀집한 지역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스톤은 부실 부동산 물건을 중심으로 지난 2012년 4월 이후 4만3000건의 주택을 매입하는 데 80억달러를 투입했다. 하지만 최근 투자 규모는 지난해 고점에 비해 7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압류 주택의 공급이 줄어든 데다 주택 가격이 최근 2년가량 상승한 데 따라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월가의 다른 머니매니저 사이에서도 주택시장 투자 열기가 꺼지는 모습이 뚜렷하다.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등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2년간 200억 달러를 웃도는 자금을 투입, 20만건에 달하는 임대용 주택을 매입했다.
하지만 2012년 3월 이후 주택 가격이 24% 뛴 데 따라 ‘사자’가 대폭 줄어드는 상황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관 투자자들이 사들인 주택은 4만40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 6만648건에서 대폭 줄어든 것이다.
겨울철 혹한에 따른 영향을 배제할 수 없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가 꺾이는 조짐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전체 거래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이 지난해 4분기 5.62%를 기록해 2013년 초 6.23%에서 줄어들었다.
이번 데이터는 10건 이상의 부동산 물건을 매입하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거래 규모가 10건 미만이거나 투기적인 거래에 집중하는 이들을 포함할 경우 기관 투자자의 비중이 더욱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 발표된 2월 기존주택 판매가 1년 6개월래 최저치로 줄어든 것도 큰손들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가 전월에 비해 0.4% 감소한 연율 460만건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