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LG유플러스가 방송통신위원회 때문에 ‘입’이 나왔다.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45일 사업정지에 이어 방통위가 13일 LG유플러스를 불법 보조금 경쟁 촉발 사업자로 적발했기 때문이다.
방통위가 이동통신사의 시장 과열 주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위반율과 위반평균보조금, 정책반영도 등을 기준으로 벌점을 부여한 결과 LG유플러스 93점, SK텔레콤 90점, KT 44점이다.
방통위 처벌은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14일, 7일이다. 과징금은 SK텔레콤이 166억원으로 가장 높다.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82억원, 55억원이다.
벌점을 봐서는 LG유플러스가 억울하다고 할 만하다. 3점 차이가 영업정지 기간을 두 배로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SK텔레콤도 달가운 눈치는 아니다. 같은 이유로 LG유플러스 보다 두 배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기 때문.
오히려 KT가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겠다는 말이 관련 업계에선 나온다. 방통위 조사 결과 불법 보조금 경쟁의 ‘쌍벽’을 이룬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사이에서 벌점 44점과 55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불구, LG유플러스가 방통위에 유감을 표현하는 이유는 3점의 벌점 차이가 ‘오차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판단이 아닌가 싶다.
LG유플러스는 공식 입장을 통해 “지난해 12월 27일 방통위는 SK텔레콤과 KT에 각각 73점, 72점의 벌점을 부과했다. 1점 차이가 났지만 SK텔레콤은 영업정지 처벌을 받지 않았다”며 지난해 사례를 들춰냈다.
당시 방통위 김충식 부위원장은 “주도사업자가 벌점 73점, 차기 사업자(KT)가 72점으로 변별력이 없는 상황에서 (SKT에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것은) 상식에 비춰봤을 때 맞지 않다”며 “오차 범위 내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영업정지 2주라는 강한 조치를 내릴 수 있을지, 행정당국으로서 비례원칙에 따라서 볼 때 맞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두달 간 123, 211, 226 등 수많은 ‘대란’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이통 시장은 혼탁했다.
때문에 방통위는 불법 보조금 경쟁 촉발 사업자 처벌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제재 실효성이 떨어지고, 재발이 빈번하다는 지적을 반영, 이번에 LG유플러스를 본보기성으로 지목했다는 시각이 업계 중론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방통위의 처벌 기준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벌점 몇점 차이가 나야 주도 사업자 단독 처벌, 영업정지, 과징금인지 납득할만한 처벌 기준이 정해져야 한다”며 “모호한 원칙과 기준은 논란의 소지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를 새롭게 이끌 신임 최성준 위원장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이다.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인물인 만큼 앞으로 방통위의 원칙과 기준이 한층 강화되기를 바래본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