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금융위에 증선위원 자리 요구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1급) 자리가 넉달 가까이 공석 상태다. 지난해 11월 유재훈 전 증선위원이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자리가 비웠지만 넉달 가까이 후임 인선이 미뤄지고 있다.
최근 진웅섭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취임으로 공석이 된 FIU(금융정보분석원) 원장(1급)은 청와대에서 인사 검증에 착수했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차기 증선위원 선임이 지체되는 것과 관련해 이런 저런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권과 정부 부처 안팎에선 증선위원 자리를 놓고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간 치열한 물밑싸움 때문이라는 분석이 높다.
11일 금융권 및 해당부처에 따르면 금융위 증선위원 자리를 놓고 금융위와 기재부 사이에서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해 연말까지만해도 저축은행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김광수 전 FIU 원장이 차기 증선위원으로의 복귀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청와대 내부 반발 움직임이 감지됐고, 최근에는 인사적체에 시달리고 있는 기재부에서 증선위원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1급 자리인 금융위 상임위원과 증선위원 자리는 이전부터 인사교류 등 여러 명목으로 기재부 고위공무원의 인사적체 해소 명목으로 활용돼 온 것이 사실이다.
금융위 상임위원은 이석준 기재부 제2차관, 최종구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거쳐간 바 있고, 증선위원 자리는 유재훈·홍영만 전 위원에 앞서 당시 최규연 기재부 국고국장이 인사 교류 차원에서 맡은 바 있다.
이번에도 기재부는 금융위에 1급 자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에도 금융위에 당시 사무처장(1급) 인선을 앞두고 1급 자리를 요구했지만, 국장급 인사를 받는 선에서 조율한 바 있다.
하지만 기재부 내 인사적체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기재부도 다급한 상황이다.
기재부에 소속된 고위공무원 인원수는 46명으로, 정부에서 배정한 고위공무원단 배정인원인 34명을 12명이나 초과한 상태다. 여기에 현재 국장급 이상 인사 중에서도 7명 정도가 무보직상태로 본부 대기발령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증선위원으로 오고 싶어하는 국장들은 많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인사교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고받는 것인데, 이런 맥락에서 현재 (인사교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에는 금융위 상임위원(1급)에 정지원 전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이 임명됐고, 현재 공석인 FIU(금융정보분석원) 원장에는 이해선 중소서민정책관의 승진이 유력시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