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의 파업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의 109개 협력업체 중 한 업체가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인 광명해운대서비스는 이날 폐업 공고문을 내고 3월 8일 폐업하기로 했다.
이 업체는 폐업 공고문에서 "최근 대표이사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경영난이 가중되는 등 회사 내부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 폐업한다"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해 9월부터 노조 측과 교섭해왔으나 1월 13일 노조의 첫 파업 돌입 이후 2월서는 파업강도가 높아졌다. 파업에 따라 일부 제품 수리 업무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경영상황도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해운대서비스 유승철 대표는 직원들에게 전한 소회문에서 "몇 년 경영해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현재 상황이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라며 "스트레스성 질환과 통풍으로 입원하는 지경에 이르러 결단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이 업체를 포함해 부산·경남지역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들은 최근 일간지에 "노조 요구대로 하면 경력 1년차에 연봉 5천만원, 25년차에 연봉 1억원이 넘어가고 만 65세까지 정년을 보장해줘야 해 중소기업으로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호소문을 게재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 109개 협력업체 근로자 6천여명 가운데 약 1천500명이 가입해 활동 중이며, 40개 협력업체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교섭을 벌여왔다.
<다음은 유승철 광명해운대서비스(주) 사장이 전한 소회문 전문이다>
사랑하는 광명해운대서비스(주) 직원 가족 여러분!
글 재주도 없는 사람이 이렇게 지면을 빌어 인사 드리려고 하니,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싶어서 어색하고 난감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어쩌다가 회사가 이 지경이 되었나 싶어 억울하고 비통한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리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사랑하는 광명해운대서비스(주) 직원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뼈를 깎는 심정으로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오늘 이 결단을 내리기까지 매일 밤 저는 통한의 눈물을 흘렸고, 또 매일 밤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밤새 통곡하고 통곡했습니다.
사랑하는 광명해운대서비스(주) 직원 가족 여러분!
저는 더 이상 광명해운대서비스(주)를 경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평생 전자제품 서비스업계에 몸 담았고, 하늘이 도와 주신 덕에 좋은 기회를 얻어 회사까지 차리게 되었는데...
그만하면 복 받은 것이지만, 저의 운은 딱 거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내 소유의 서비스 회사를 소유하게 되었는데, 몇 년 경영해 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도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직원 여러분들께서 너무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요즘 우리 회사는 안팎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사장인 저의 능력이 부족하여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겠지만, 수익은 갈수록 나빠지고, 스트레스는 갈수록 쌓여만 가고, 급기야 건강 문제도 저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얼마 전에 의사가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입원하고 수술을 받았지요. 10일인가 입원해 있었는데, 몸이 아프니 서운한 생각만 들고 의사는 스트레스성 통풍이니 생각을 그만하고 쉬라고 하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편해지지를 않았습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봐도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어떻게 예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지 실마리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경영 같은 것은 모릅니다.
제가 무식해서 '몰라서 못해 드린 것'은 있을지 몰라도,'알고도 떼어 먹은 것'은 하늘에 맹세코 절대로 없습니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 보지도 말았어야 하는데, 괜히 전 재산 쏟아부어 사업을 시작했나 봅니다.
노동조합에서 저를 바지사장이라고 욕할 때마다 가슴에는 피멍이 들었습니다.
몇 년 있으면 환갑인데... 이 나이에도 분수를 몰라 인생을 망치니, 저도 참 어리석은 인간인 것 같습니다. 사업을 안 했어야 하는데...
제가 비록 노동조합에게는 '투쟁의 대상' 또는 '타도 대상'이었겠지만, 그런 와중에도 저를 믿고 따라 준 고마운 분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이 아니었으면, 정말 진작에 회사 접었을 텐데, 여러분들 때문에 지금 이 순간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끝까지 저를 믿고 따라 준 분들께 감사드리며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와 드리겠습니다.
이제는 곧 사라질 서글픈 이름이지만 광명해운대서비스(주)에서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분들과 많은 추억을 함께 한 것 같습니다.
광명해운대서비스(주) 가족 여러분의 행운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유승철 배상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