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이익 전망 하향..월가 "수출 기업 전반 타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두드러진 신흥국 통화 급락이 미국 기업을 강타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의 평가 절상으로 인해 미국 다국적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서 시작된 이머징마켓의 혼란이 미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주장이다.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필수 소비재 업체인 P&G가 올해 매출액과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비롯한 이머징마켓 통화 가치가 대폭 하락한 데 따라 수익성에 커다란 흠집이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P&G는 올해 주당순이익이 3~5%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5~7%에서 낮춰 잡은 것이다.
또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멈출 수 있다고 P&G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매출액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1~2%에서 0~2%로 하단을 내렸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신흥국 통화 가치 급락에 따른 이익 악화가 P&G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의 닉 모디 애널리스트는 “클로록스와 콜게이트, 에너자이저 등 이머징마켓의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일제히 실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코니 마니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에스티로더와 뉴웰 루버메이드 등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에 따라 이익이 위축될 수 있는 종목의 투자를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알리 디바지 애널리스트도 베네수엘라를 중심으로 이머징마켓 의존도가 높은 필수 소비재 업체가 리스크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콜게이트와 에이본 등의 베네수엘라 매출액 비중이 4%를 넘어서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에이본은 4분기 이익이 이머징마켓의 영업 부진으로 인해 기대치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